1,500년 전 제작되어 무덤 속 백제 40대 여성이 신은 채 발견된 나주 정촌고분 출토 ‘금동신발’에 새겨진 다양한 문양을 책으로 만난다.

나주 정촌고분 금동신발 도록 발간 [사진=문화재청]
나주 정촌고분 금동신발 도록 발간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나주 정촌고분 ‘금동신발’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을 기념하여 《신선되어 하늘 나ᄅᆞ샤》 도록을 발간했다.

2014년 발굴에서 출토되어 관심이 집중되었던 나주 정촌고분 금동신발은 백제와 마한지역 고분에서 출토된 총 22점의 금동신발 중 하나로, 삼국 시대 우리나라 고유 금속공예품이다.

5세기 후반 경에 제작되어 무덤이 부장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완벽할 정도로 보존되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새겨진 다양한 문양으로 높은 예술성과 피장자가 신발을 착장한 상태로 출토된 것을 중요한 사례로 보아 지난해 4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되었다.

도록은 ▲나주 정촌고분 ▲정촌고분 금동신발 ▲승천昇天을 위한 향연 ▲논고로 구성되어 있다. 선조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을 널리 전하고자 금동신발이 지닌 다양한 문양의 의미와 발굴 및 보존 처리 과정을 세세히 담아냈다.

인면조신 사진 및 도면 [사진=문화재청]
인면조신 사진 및 도면 [사진=문화재청]

용을 비롯한 각종 문양을 새긴 이 신발은 탁월한 예술성을 비롯해 화려하고 정교하다. 발등에 부착된 용이 승천하는 듯한 용머리 장식은 나주 정촌고분 출토 금동신발에서만 유일하게 확인된 특징이다. 좌우 옆판에는 육각문 문양이 상하 2단으로 연속 배치됐다. 내부에는 용, 봉황, 하나의 긴 몸에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일신양두一身兩頭, 사람 머리에 새의 몸을 표현한 인면조신人面鳥神과 짐승의 머리에 새 몸인 수두조신獸頭鳥神, 날개를 펼친 새, 불꽃 모양의 화염문火焰文(불꽃무늬) 문양이 수록되어 있다. 바닥판에는 연꽃과 괴수형의 짐승과 연꽃무늬가 관찰된다.

일신양두 사진 및 도면 [사진=문화재청]
일신양두 사진 및 도면 [사진=문화재청]

아울러, 이 신발을 신었던 출토 인골을 분석한 결과, 금동신발의 주인이 40대 여성임이 밝혀졌다. 유일하게 정촌고분 유물에서만 확인된 몸 하나에 얼굴이 두 개인 독특한 일신양두一身兩頭 문양은 지상의 중심이자 신성한 장소 및 여성의 상징인 땅의 신을 뜻한다. 양쪽 신발에 용과 일신양두가 인접해 배치된 것은 중심 배치로, 여성은 지역의 실질적 세력가로서 지위가 높았음을 보여준다.

도록은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누리집에서 파일로 내려받아 확인할 수 있다. 한글과 영문설명이 같이 수록되어 국외에서 중요 문화유산에 대해 더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