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미술과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그것, 빛(Light)
근대미술과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그것, 빛(Light)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1-12-22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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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 12월 21일 ~5월 8일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
서울시립미술관이 개최하는 해외소장품걸작전《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이 12월 21일(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이 개최하는 해외소장품걸작전《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이 12월 21일(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이 개최하는 해외소장품걸작전《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이 12월 21일(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막했다.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에서는 ‘빛’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데, ‘빛’이라는 주제는 천상의 숭고미를 드러내는 종교화는 물론, 근대 물리학의 토대가 되는 광학적 색채 실험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전시 참여 작가들은 원근법을 기초로 하는 회화, 색채 물리학적인 빛의 산란 효과를 이용한 인상주의 실험, 광원 오브제를 활용한 조각과 몰입형 설치작업에 이르기까지 혁신적 기법을 개발하며 도전을 지속해 왔다. 이 특별전은 큰 틀에서 연대기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각기 다른 시대의 작품을 나란히 전시함으로써 시대를 초월하여 나타나는 빛의 물리적이고 미학적인 속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 범위는 18세기 영국에서 시작해 현대까지 전 세계 43명 예술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왼쪽)빛과 색채(괴테의 이론)-대홍수 후의 아침, 창세기를 쓰는 모세, 1843년 전시, 캔버스에 유채, 78.7x78.7cm. N00532. (오른쪽)그림자와 어둠-대홍수의 저녁, 1843년 전시, 78.7x78.1cm. N00531. 테이트미술관 소장.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왼쪽)빛과 색채(괴테의 이론)-대홍수 후의 아침, 창세기를 쓰는 모세, 1843년 전시, 캔버스에 유채, 78.7x78.7cm. N00532. (오른쪽)그림자와 어둠-대홍수의 저녁, 1843년 전시, 78.7x78.1cm. N00531. 테이트미술관 소장.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윌리엄 블레이크,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클로드 모네, 바실리 칸딘스키, 백남준, 야요이 쿠사마, 올라퍼 엘리아슨, 제임스 터렐 등 18세기부터 동시대의 작가들까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빛을 탐구해온 작품을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다.

《빛》특별전은 중국 상하이 푸동미술관에서 개관 전시로 개최한 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여는 순회 전시로, 우리 전시에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소장한 백남준의 <촛불TV>가 함께 전시된다.

광원은 정보와 같다고 말한 백남준의 <촛불TV>를 시작으로, 신을 상징하는 종교적 ‘빛’과 근대 물리학의 문을 연 ‘빛’, 인상주의의 탄생, 그리고 오늘날 디지털 시대를 암시하는 TV까지 미술사는 물론 문명사, 인류사, 과학사를 포괄하는 다양한 빛의 스펙트럼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는 <빛, 신의 창조물>을 시작으로 총 16개 섹션으로 구성하였다. <빛, 신의 창조물>에는 윌리엄 블레이크(1757~1827), 조지 리치먼드(1809~1896), 아니쉬 카푸어(1954~) 등 종교적 의미의 빛을 탐구한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였다. 이처럼 동시대인이 아닌 작가의 작품을 하나의 주제로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이 특별전의 묘미이다.

야요이 쿠사마, 지나가는 겨울, 2005년, 거울과 유리, 180x80.5x80.5cm. 테이트미술관 소장. 아시아태평양작품구입위원회 기금으로 2008년 구입. T12821(왼).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야요이 쿠사마, 지나가는 겨울, 2005년, 거울과 유리, 180x80.5x80.5cm. 테이트미술관 소장. 아시아태평양작품구입위원회 기금으로 2008년 구입. T12821(왼). [사진=서울시립미술관]

 특히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1775~1851)의 작품을 다수 볼 수 있는데, 터너는 그때까지 풍경화의 모든 양식을 포용하여 독자적이고 종합적인 자신의 양식을 만들어낼 정도로 왕성한 상상력을 지녔던 천재화가이다.

<빛, 연구의 대상>, <릴리안 린, 빛의 물리학을 구현하다>에는 근현대 물리학의 빛에 몰두한 작품을 볼 수 있다. 미국 태생의 릴리안 리(1939~)는 실제로 과학자의 호기심으로 자신의 모든 작품에 접근한다. 1960년대 전자기파의 움직임에 이끌린 작가는 백색광을 주요한 매체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오년 간의 실험 끝에 탄생한 ‘액체 반사’는 물과 퍼스펙스와 빛을 결합해 빛 입자, 즉 광자라 알려진 아주 작은 에너지 다발을 이동하게 하는 복잡한 기제의 움직이는 조형물이다.

<빛의 인상>에는 클로드 모네와 인상주의 회화작품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전시실 한 가운데를 야요이 쿠사마(1929~)의 작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 작품을 보는 순간 ‘이건 뭐지’라는 의문이 생긴다.

오연서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를 “빛이라는 주제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경험하도록 고안한 또 다른 장치”라고 설명한다. “두 작품의 병치를 통해 모네가 눈으로 바라본 빛을 붓으로 그려낸 풍경의 인상(impression)이 담긴 회화 작품을 통해 느끼는 경험과 쿠사마의 설치 작품 앞에 선 관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과 조명 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인상을 총체적으로 체감하는 경험이 더해져 궁극적으로 빛의 인상을 총체적이고 다각적이며 입체적으로 감각할 수 있다.”

<빛의 흔적>에는 라슬로 모호이너지와 바우하우스처럼 빛의 속성을 파헤치기 위해 모여든 예술가들의 작품이 있다. <빛과 우주>, <제임스 터렐, 빛으로 숭고함을 경험하다>에서는 올라퍼 엘리아슨과 제임스 터렐 등 빛 자체를 재료로 활용한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이번 전시에 거대한 유리 구조물에 빛이 산란하는 설치 작품 '우주 먼지입자(2014)'를 선보였다. [사진=김경아 기자]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이번 전시에 거대한 유리 구조물에 빛이 산란하는 설치 작품 '우주 먼지입자(2014)'를 선보였다. [사진=김경아 기자]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유사자연(Pseudo nature)을 중심 주제로 태양, 빙하(얼음), 폭포, 이끼, 빛과 그림자, 안개, 천제의 궤도 등 자연을 모티브로 환경과 연관된 작업을 지속해왔다. 테이트 모던 터바인 홀에 <날씨 프로젝트(2003)>라는 제목으로 대형 인공 태양을 설치했던 엘리아슨은 이번 전시에서는 거대한 유리 구조물에 빛이 산란하는 설치 작품 <우주 먼지입자(2014)>를 선보인다.

<우주 먼지입자>는 접촉을 사회 포용의 한 형태로 제시하고자 한, 작가의 개인전 <접촉>(2014-5)을 위해 제작되어 파리 루이비통재단 미술관에서 열린 동 전시회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피터 세쥴리, 색상환III, 1970년,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184.1x182.9cm. 테이트미술관 소장. 1970년 구입. T01237. [사진=김경아 기자]
피터 세쥴리, 색상환III, 1970년,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184.1x182.9cm. 테이트미술관 소장. 1970년 구입. T01237. [사진=김경아 기자]

이번 전시에서는 피터 세쥴리(1930~)의 '색상환Ⅲ'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과녁 그림> 연작 중의 하나로 여러 색깔의 동심원이 캔버스 위에 그려져 있다. 전시 《도록》에 따르면 어두운 공간에서 보면 미리 프로그램된 순서에 따라 빛의 색상이 달라지며 이 작품을 밝힌다. 이로 인해 유색 조명과 색이 입혀진 표면 간에 대화가 발생한다. 즉, 색과 빛 간에 상호작용이 발생하며 눈으로 인지하는 바를 급격하게 변환시킨다.

오연서 큐레이터는 "모든 전시는 하나의 질문이 될 수 있고, 그 질문은 결국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나'의 시점에서 비롯될 수 밖에 없다. 작품은 각각의 시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며, 작품의 완성은 각자 다른 시선(세계)을 만들어내는 관람자가 있을 때 가능하다"며 "빛이라는 주제가 관통하는 다양한 시대상과 실험적인 작품들을 살펴보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나와의 관계 내에서 그 의미를 질문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은 2022년 5월 8일(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19년 《데이비드 호크니》전의 성공적 개최 이후 ‘해외소장품 걸작전’이라는 이름으로 해외 유수의 미술관 소장품 기획전을 개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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