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가구 378명의 아프가니스탄 조력자가 8월 26(목)일 오후 4시 28분 인천공항에 안전하게 도착하였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참여했던 시기에 주아프가니스탄 대한민국대사관, 바그람 병원, 직업훈련원 등에서 우리를 도와 수년간 협력을 제공해왔던 이들과 그 가족들이다.

아프가니스탄 조력자들의 한국으로의 안전한 이송을 위해 국방부는 ‘미라클(기적)’이라는 이름으로 군사작전을 전격 전개하였다.

국방부, 공군 등 66명으로 구성된 특수임무단을 긴급 편성한 한 후 8월 23(월) 새벽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1대와 군 수송기(C-130J) 2대를 현지로 투입하였다. 현지 우발 상황에 대비해 특수병력, 공정통제사(CCT : Combat Control Team) 요원을 포함하였다. 군 수송기(C-130J)를 투입한 이유는 아프가니스탄 현지 탈레반의 대공포 위협을 고려하여 전술 비행이 가능한 기종을 선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전명 ‘미라클’은 첫째, 아프간 탈출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조력자들에게 우리가 희망을 줘야 한다는 사명감과, 전례없이 왕복 2만 km 이상을 운항해야 하는 우리 특수임무단의 성공적인 작전을 기원하는 등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1단계 :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 착륙

이번 작전은 총 3단계로 진행했다. 우선 1단계는 군 수송기를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착륙토록 하는 작전이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인근 국가의 공항은 이미 여타국 후송 작전 등이 전개되어 포화상태였다. 이에 국방부는 외교부와의 협조와 함께, 한-파키스탄 공군총장 간 공조통화를 비롯해 주파키스탄 무관부 및 주한파키스탄 무관부 등 가용한 채널을 총 가동하여 8월 22일(일) 이슬라마바드 공항 사용을 위한 파키스탄 정부의 승인을 확보할 수 있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미라클 작전 성공을 위해 이슬라마바드 공항 사용과 관련한 제반 편의를 제공하였다. 현지 주파키스탄 대사관은 차량지원과 대사관 건물을 특수임무단 임시 숙박 장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파키스탄 현지 교민은 코로나 사태로 이미 운영을 중단한 숙박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재개방했다. 이렇듯 성공적인 작전수행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

2단계 : 군 수송기  적시에 카불 공항 투입

다음으로 2단계 첫 번째 작전은 군 수송기를 적시에 카불 공항으로 투입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카불 공항 진입에 성공한 6가정 26명을 우선적으로 이슬라마바드로 이송하는 작전이었다.

카불 공항으로의 군 수송기 투입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했다. 우선 조력자들이 카불 공항으로 안전하게 집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카불 공항 일대 안전한 운항 확보를 위해 카불공항을 통제하고 있는 미국 중부사(플로리다 템파 소재) 와의 실시간 연락을 하여 카불 공항 이착륙에 필요한 사전비행승인(PPR : Prior Permission Required)을 적시에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도 숨은 공로가 있었다. 미국 중부사 한국군협조단으로 활동 중인 국방부 파견 장교단과 미 중부사측간 실시간으로 긴밀하게 이루어진 협의는 우리 군 수송기를 적시에 투입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마침내 8월 24일(화) 1차로 6가정 26명의 조력자가 카불 공항에 들어왔다. 이에 C-130J 군 수송기 1대가 이슬라마바드에 대기중이던 특수임무단 선발대와 함께 카불 현지로 급파되었으며, 동일 현지 시간 오전 26명의 조력자들은 카불 공항을 안전하게 이륙할 수 있었다.

국방부는 C-130J 군 수송기 바닥이 철판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아프간 조력자들이 편안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메트리스를 바닥에 깔았다. 전술비행 또는 난기류 시에 대비해 스트랩 벨트를 기내 별도로 설치하여 안정성을 확보하였다.

2단계의 두 번째 작전은 대규모 잔류 인원을 안전하게 이슬라마바드로 이송하는 것이었다. 카불 공항에 먼저 투입된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관 직원과 국방부 특수임무단이 현지 미군 및 우방국 군과의 공조하에 365명의 조력자들을 8월25일(수) 오후 카불 공항으로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이슬라마바드에 대기 중이던 C-130J 2대를 카불 공항에 긴급 투입하였다. 이 C-130J 1호기에 조력자 190명, 2호기에 175명을 각각 나누어 탑승하여 총 365명이 8월 25일(수) 오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수 있었다.

3단계 : 391명의 조력자를 이슬라마바드에서 대한민국으로 이송

3단계는 총 391명의 조력자들을 이슬라마바드로부터 대한민국으로 이송하는 작전이었다.

먼저, 동 이송 계획 수립 과정에서 현지 군 특수임무단은 조력자들을 연령별, 성별, 건강상태별로 상세 분류하여 최적의 이송방안을 검토했다. 당초 KC-330는 탑승인원이 최대 300여명으로서 조력자 전부를 동 기종에 탑승시켜 이송하는 방안은 무리라는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5세 미만 영유아가 100여명에 달하고 조력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위해 가족 구성원이 각각 따로따로 탑승하는 것을 우려하는 점을 감안하여 개인 수하물 최소화 등 방식을 통해 이들을 모두 KC-330에 탑승시켜 이동하기로 결정하였다. 과다 인원 탑승으로 인해 탑승 좌석이 부족해졌다. 우리 군 특수임무단 장병들은 기꺼이 좌석을 아프간 조력자들에게 양보하고 기내 여타 공간 사용을 자원하기도 했다.

이러한 탑승 계획에 의거해 378명의 조력자들과 66명의 우리 군 특수임무단이 탑승한 KC-330은 8월 26일(목) 새벽에 이슬라마바드 현지를 출발할 수 있었다. 378명을 태운 KC-330호는 11시간 비행 후 8월 26(금) 오후 4시 28분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당초 카불 공항으로부터 이슬라마바드로 이송되었던 조력자는 총 76가구 391명이었으나, K-330 좌석이 부족하여 이슬라마바드에서 전원 탑승을 하지 못했다. 현재 주파키스탄대사관에서 이들을 보호중이며, 국방부는 C-130J 군 수송기 편이 준비되는 대로 한국으로 이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아프간 조력자들 중 5세 미만 영유아가 100여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해 이들을 위해 분유, 기저귀, 젖병 등을 별도로 준비했다.

국방부는 이번 ‘미라클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동맹국인 미국의 전폭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아프간 조력자들을 현지 카불 공항에 집결시키기 위해서는 카타르로 철수했던 주아프가니스탄대사관 직원들이 선발대로서 카불공항에 조기에 투입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미군측은 기꺼이 미 군용기를 통해 3명의 대사관 직원과 주UAE 무관 1명을 카불로 긴급하게 이동하는 과정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또한, 우리 군 수송기가 카불 공항에 이착륙하기 위해서는 미 중부사의 사전비행승인(PPR)이 필수적인 바, 미측은 긴급 PPR도 승인해주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카불 공항 상황에 따라 우리측이 수시로 PPR 승인을 요청하였지만, 한 번도 거부하지 않고 우리의 요청을 전폭적으로 수용했다.

더불어 아프간 조력자들의 카불 공항 진입을 위해 미군측은 탈레반측과 직접 협상을 하여 조력자들이 버스를 이용해 공항 내로 진입하도록 안전을 확보해 주었다.

아울러, 수만 명이 운집한 카불 공항 내 대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측 조력자와 혼재되어 우리 군 수송기 탑승을 시도했던 신원미상자들을 대상으로 미군측은 우리의 검색 요청에 적극 협조함으로써 신속한 이송작전이 가능하도록 지원하였다.

또한, 국방부, 공군 및 외교부 등 유관기관 등 현지 투입인력의 헌신적인 활동과 영국, 캐나다 등 우방국들의 카불공항 경계 지원, 파키스탄 정부의 우리 군 특수임무단 등을 위한 공항사용 관련 협조 제공, 신속한 영공통과 승인에 협조해 준 인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우호국가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었다면 결코 작전을 성공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아울러, 국방부는 국방부, 합참 등 본부와 현지에 투입된 특수임무단간 실시간 소통을 통해 현장의 생생한 정황 보고에 기초해 작전 지침을 적시적으로 수립한 것도 이번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이번 ‘미라클 작전’ 이후에도 아프간 조력자들의 안정적인 국내정착을 위해 필요시 수송자원 제공, 군 의료인력 지원 등 협조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