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자연과 역사, 사람의 숨결이 어우러져 걷기 명상을 하기 좋은 길들이 많다. 경기 강화도에는 강화나들길 19코스가 있는데 그중 8코스는 서해안 갯벌을 따라 초지진과 동막해수욕장을 오가는 8코스는 일명 ‘철새 보러 가는 길’이라고 불린다.
출발점에서 만난 초지진. 1871년 신미양요 때 미군에게 점령당하면서 대부분의 시설물이 파괴되었고, 1875년 일본 운요호 사건 때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의 초지진은 1970년에 복원했다.
tvN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 첫 회에서 미군의 최신 함포 앞에서 심지에 불을 당겨 쏘는 구식 총과 창, 칼로 끝까지 맞서며 끝까지 장렬히 죽어간 조선군을 보여줬던 역사적인 장소이다.
1871년 6월 10일 미군은 약 2시간 동안 맹렬히 함포 사격을 했고 오후 4시경 초지 돈대에 오를 때는 조선군을 파괴시킨 후라 전투 없이 입성했다고 적혀있다.
당시 미군의 슐레이 대령은 “조선군은 근대적인 무기를 한 자루도 보유하지 못한 채 노후한 전근대적인 무기를 가지고서 근대적인 화기로 무장한 미군에 대항하여 용감히 싸웠다. 조선군은 그들의 진지를 사수하기 위해 용맹스럽게 싸우다가 모두 전사했다. 아마도 우리는 가족과 국가를 위해 그토록 강력하게 싸우다 죽은 국민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다.”라고 기록했다.
너무나 작은 규모의 초지진에 올라 성벽을 따라 걸으며 당시를 그려보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