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이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컬렉션 가운데 전남 출신 한국미술 거장들의 작품 21점을 기증받았다.

기증작은 전남지역 대표작가이자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작가들의 작품이다.

이건희 컬렉션, 김환기, 무제. [사진제공=전남도립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김환기, 무제. [사진제공=전남도립미술관]

 

주요 기증작 작가는 진도 출신 의재 허백련, 화순 출신 오지호, 신안 출신 김환기, 고흥 출신 천경자 등이다. 이 외에도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김은호, 유영국, 임직순, 유강열, 박대성 등 총 9명의 작가가 포함됐다.

기증작 가운데 김환기의 ‘무제’는 전면점화(全面點畵)가 시작되기 전 화면을 가로지르는 십자구도의 작품이다.

이건희 컬렉션,  오지호, 복사꽃이 있는 풍경. [사진제공=전남도립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오지호, 복사꽃이 있는 풍경. [사진제공=전남도립미술관]

 

또 천경자의 대표작인 ‘꽃과 나비’, ‘만선’ 등 1970년대 실험을 통해 동양화라는 매체를 넘어서고자 했던 작품도 기증받았다. 흙에 물감을 섞어 종이 위에 바른 ‘만선’은 재료의 텍스처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천경자의 작품 중 흔히 볼 수 없는 재료의 사용법이 눈에 띈다.

이건희 컬렉션,  천경자, 꽃과 나비. [사진제공=전남도립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천경자, 꽃과 나비. [사진제공=전남도립미술관]

 

5점이 기증된 오지호의 작품 중 ‘풍경’과 ‘복사꽃이 있는 풍경’, ‘잔설’, ‘항구풍경’ 등도 화면 속에서 공기가 순환하는 듯한 특유의 필치가 잘 드러났다.

이당 김은호의 ‘꿩-쌍치도’, ‘산수도 10곡병풍’, ‘잉어’ 등은 그의 부드럽고 섬세한 필치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유영국의 ‘산’, ‘무제’도 산을 소재로 원, 삼각형 등의 기본 조형요소로 환원한 작품세계를 드러내는 대표작이다.

이건희 컬렉션,  허백련, 산수화첩,   [사진제공=전남도립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허백련, 산수화첩, [사진제공=전남도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은 삼성 컬렉션을 9월 1일부터 전시하여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이건희 회장 컬렉션 섹션을 별도로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