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임금들이 자연을 벗 삼아 책을 읽고 심신을 수련하던 창덕궁 후원에서 시민들이 독서의 즐거움과 봄날의 녹음을 즐길 기회가 마련되었다.

봄꽃과 녹음이 절정을 이룬 창덕궁 규장각 권역. [사진=문화재청]
봄꽃과 녹음이 절정을 이룬 창덕궁 규장각 권역.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8일까지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 1일 2회씩 ‘후원에서 만나는 한권의 책’ 행사를 진행한다.

창덕궁 후원 내 왕립도서관이자 학문을 연구하는 연구소로 정조대왕 때 문예부흥의 산실이던 규장각‧주합루 권역 내 전각과 정자를 독서를 겸한 휴식장소로 제공한다. 특히, 이번에는 그동안 일반에 공개하지 않던 서향가과 희우정, 천석정을 개방한다.

서향각書香閣은 규장각‧주합루 서쪽에 위치한 건물로 ‘책의 향기가 있는 집’이란 뜻이다. 주합루나 봉모당에 봉안된 임금의 초상화와 글, 글씨 등을 소장하고 절기에 따라 볕에 말리는 포쇄작업을 했던 곳이다.

(시계방향으로) 천석정, 희우정, 희우정과 서향각. [사진=문화재청]
(시계방향으로) 천석정, 희우정, 희우정과 서향각. [사진=문화재청]

희우정喜雨亭은 숙종 때 오랜 가뭄에 기우제를 지내고 비가 내리자 ‘기쁜 비가 내렸다’는 뜻으로 이름을 고쳐지은 정자이다. 천석정千石亭은 학자들이 독서를 즐기던 곳으로 효명세자가 학문을 연마하던 장소이다. 특히 ‘비 갠 뒤 맑은 달빛과 맑은 바람’이라는 뜻의 ‘제월광풍관霽月光風觀’이라는 편액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향각은 좌우에 각 5명씩, 희우정은 2명, 천석정은 3명만 이용이 가능하며 휴식과 독서를 위한 시간을 최대한 존중할 예정이다.

예년과 달리 전각과 정자 내 도서 비치는 최소화하고 참여자는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우수 후기 이용자를 선정해 궁궐과 관련된 도서를 기념으로 증정할 계획이다.

중학생 이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며 희망자는 22일 오후 2시부터 티켓11번가(https://ticket.11st.co.kr)에서 선착순 예매할 수 있다. 참가비는 입장료 포함 1만 5천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