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BC 등을 통해 “세계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고 밝힌 가운데 임상시험 3상을 거치지 않은 러시아 백신에 대한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러시아 블라드미르 푸틴대통령. 11일 러시아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사진=Pixabay 이미지]
러시아 블라드미르 푸틴대통령. 11일 러시아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사진=Pixabay 이미지]

이데일리 뉴욕 특파원발 기사에 따르면, 백신의 이름은 옛 소련이 개발한 세계 최초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서 ‘스푸트니크V'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전쟁에서 미국을 이겼다는 뜻이다.

또한 이번에 개발된 러시아 백신은 임상1상이 지난달 완료되었다. 러시아 당국은 2차 임상시험 절차는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았으며, 수천~수만 명의 대규모 대상자에게 접종함으로써 몇 달 간에 걸쳐 안전성을 확실하게 확보하는 3차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다.

러시아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부 장관은 “임상시험 지원들에게서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항체가 생성되었다. 후유증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나,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기에는 미흡하다.

우선 미국 측 반응은 냉담하다. 미국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최초가 아니라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의 확보”라며 “3차 임상시험으로부터 나온 투명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내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러시아임상시험기구(ACTO)는 “3차 임상시험을 통과하기 전까지 승인을 미뤄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 “러시아와 긴밀히 접촉 중이다. 백신에 대한 WHO의 사전 자격 인정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백신 개발이 속도전 양상을 보이고 선진국들이 백신을 사전 사재기하고 있다. 그러나 5~10년 가까운 백신 개발기간이 1년~1년 6개월로 단축되고, 급기야 임상 3상조차 거치지 않은 백신의 등장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있다.

이른바 ‘안티백신 운동’이다. 안티백신 운동의 시초는 영국 왕립 자유병원 대장외과의로 재직했던 앤드류 웨이크필드 박사이다. 그는 1998년부터 논문을 통해 자폐증 어린이 12명 중 8명이 백신 부작용이라는 내용을 게재했고, 그 이후로도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MBC가 11일,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안티백신 운동이 확산되는 소식을 보도했다. 코로나19환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도 갤럽이 7,632명 설문 답변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정부가 백신을 무료로 제공해도 맞지 않겠다는 사람이 35%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신반대 운동가는 에이미상을 받은 유명TV 프로듀서인 델 빅트리로, 그는 “역사상 가장 위험한 백신이 만들어지고 있다.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백신을 광범위하게 접종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도 지난 1일 정부에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대규모 행사 금지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그중 일부는 “팬데믹 상황을 백신을 팔기 위해 과장하고 있다”며 백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