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도굴된 상태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나주 송제리 고분군 정밀조사에서 백제 성왕대 풀잎모양 인제 관식을 비롯해 허리띠 장식과 청동 잔, 말갖춤, 호박 옥 등이 확인되었다.

(왼쪽 위부터) 청동 잔과 은제 못장식, 은제 허리띠, 풀잎모양의 은제 관식. [사진=문화재청]
(왼쪽 위부터) 청동 잔과 은제 못장식, 은제 허리띠, 풀잎모양의 은제 관식.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9월까지 ‘훼손고분 기록화’사업으로 시행한 정밀조사로 고분의 규모와 구조, 축조방법 및 새로운 고분이 확인되었다. 또한 은제관식 등 백제 성왕대 왕실 지배층의 복식과 말갖춤 등이 출토되어 26일 출토 유물 공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고분은 지름 20m내외 높이 4.5m로 원형의 평면 형태이며 외곽에는 원형의 도랑을 갖추고 있고 내부에는 200여 점의 토기조각이 나왔다. 돌방(석실)은 길이 3m, 너비 2.7m, 높이 2.5m의 사각 평면인 널방이 있다. 이번에 돌방 내부에서 출토된 관모장식은 ‘은제 관식’은 기존에 작은 꽃봉오리 모양의 ‘은화관식(銀花冠飾)’과는 다른 형태이다. 백제의 고위관료인 나솔(6품)이상이 관모의 이마에 착용했던 은화관식으로 정형화되기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어 웅진기말~사비기초의 공백을 메워주는 첫 사례이다.

(위)나주 송제리 고분군 전경 및 (아래)돌방 전개도와 유물출토 상세현황. [사진=문화재청]
(위)나주 송제리 고분군 전경 및 (아래)돌방 전개도와 유물출토 상세현황. [사진=문화재청]

이외에도 은제 허리띠 장식은 허리띠 끝장식과 교구(버클), 파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교구는 버섯모양으로 교침이 없는 형태였다. 이는 백제 웅진과 사비기의 과도기적인 모습이다. 청동 잔과 호박 옥, 그리고 장식칼 부속품은 공주 무령왕릉 출토품과 동일하다. 또한 말갖춤은 발걸이(등자)와 말을 탈 때 진흙이나 물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말 다래 고정금구 등이 출토되었다.

출토유물 등을 통해 무덤의 주인이 위계가 높은 인물로 주로 백제 성왕대에 활동한 인물이라는 점이 밝혀졌으나, 무덤이 영산강 유역 중심지인 나주 목암리나 반남지역과 떨어져 위치하게 된 배경과 당시 정세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