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전남지역의 생물자원 전통지식을 조사하여 총 2,539건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다도해 해상(고흥, 여수)과 광주 무등산, 월출산 국립공원 지역에서 실시되었으며, 사라져가는 전통지식을 보전하고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지리산국립공원 일부와 2017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신안, 진도, 완도 지역에 이어 세 번째 조사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전남 지역 106곳의 마을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에게 생물자원 전통지식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전남 지역 106곳의 마을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에게 생물자원 전통지식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 지역 106곳의 마을에 거주하는 어르신 299명(평균 79.1세)을 대상으로 개별 또는 집단 면담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관속식물, 어류, 무척추동물에 속하는 340여 종의 생물자원이 전통지식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약용‧생활용‧식용‧어로용‧제충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전남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활용한 생물자원이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이번에 발굴한 2,539건에 이전에 발굴한 3,017건을 더해 총 5,556건의 전통지식을 분석했다. 상대적 인용빈도 및 중요도, 문화적 중요도 및 가치 등 4가지 가치지수로 분석했으며, 각 지수별로 상위에 드는 생물자원은 쑥, 느릅나무, 벼, 쇠무릎, 호박 등이 상위권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주요 전통지식 적용 사례로 ▲배탈·설사나 복통 또는 코피가 날 때 쑥즙을 마시기나 쑥잎을 으깨 붙이기 ▲부스럼이나 종기에는 느릅나무 껍질 붙이기 ▲두드러기에는 볏짚을 태운 연기를 쐬기 ▲허리나 무릎 관절이 아플 때에는 쇠무릎 뿌리 달여 먹기 ▲아기를 낳고 몸이 부을 때는 호박 먹기 등이 있다.

이밖에 오줌을 자주 싸면 가물치를 고아 먹였으며, 허리가 아플 때는 왕지네를 먹는 등 동물자원에 대한 새로운 전통지식도 발굴되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금까지 발굴된 전통지식 10만여 건을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통합관리시스템(species.nibr.go.kr)’에 등록하여, 우리나라의 생물자원 전통지식을 관리하고 있다.

서흥원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은 “생물자원 전통지식은 산업적으로 활용된다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가치가 있다”라면서, “다만 전통지식을 갖고 있는 정보제공자의 고령화로 점차 잊혀져가고 있기 때문에 국립공원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생물자원 전통지식 조사를 2020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