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미래를 위한 자연과 인간의 소통
인류의 미래를 위한 자연과 인간의 소통
  • 고병진 교사
  • k-spirit@naver.com
  • 승인 2019.03.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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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병진 교사(홍익교원연합 회장)

지구과학 교사인 나는 새 학기 3월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어디에 사느냐’고 묻고 각자 이에 대답하게 한다. 학생들은 다양한 응답을 하는 데 주로 자신이 사는 동네나 도시를 말하지만 가끔 질문의 의도를 파악한 학생이 ‘지구요’라고 말하면 어이없는 듯 웃기도 한다. 얼마 전 따뜻한 봄날 공기도 좋아 자연을 느끼게 하고 싶어 야외 수업으로 교정을 다니며 하늘과 땅 그리고 주변의 생명체를 관찰, 탐구하게 하였다. 교실을 벗어나서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관찰은 뒷전이고 그냥 지나가며 왁자지껄 하기만 하다. 호기심과 관심 속에 자연의 변화에 관한 궁금함보다 시시콜콜 대화 속에 이미 알고 있는 인지적인 정보만 난무한다. 몇몇의 아이가 마른 풀 사이로 자란 어린 풀을 경이롭게 바라보며 자연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쓰는 것이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친구들에게 들킬까봐 이내 마음을 거두는 모습도 보인다. 그래도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이 햇볕을 받으며 돋아나는 새 생명 같아 마음이 참 좋았다.

고병진 교사
고병진 교사

자연(自然)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저절로 된 그대로의 현상’,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우주의 질서나 현상’, ‘인간의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하는 객관적 실재’,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 라고 한다. 인간의 의도가 작용한 것을 인위적이라 한다면 스스로 있는 그대로에 의한 것을 자연적이라 한다. 인간도 본래 자연의 산물로 자연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 어쩌다 인간이 자연과 분리되어 본성을 잃어버리고 자연 환경을 파괴하며 자연으로부터 퇴출될 위기에 처해 있는지 안타깝다. 인류는 자연 속에 살면서 자연의 이치를 깨우쳐 얻은 지혜를 일반화한 과학에 기반을 두고 지식 기반의 첨단 문명사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서구의 잘못된 자연관에 뿌리를 둔 결과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 실재가 아닌 관념화된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자연관은 신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일체를 이루는 유기적인 자연이었다. 하지만 중세시대에는 기독교 세계관에 의해 신과 인간과 자연의 계층적 질서가 형성된다. 이에 따라 자연은 인간과는 별개로 신이 창조하였으며, 인간과의 동질적인 요소는 제거되고 인간에게는 이질적인 타자로 존재하게 되었다. 근대에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자연관은 인간과 자연을 다른 실체로 구분하여 기독교 세계관과 결합하였으며 이것이 근대 과학의 이념이 되었다. 또한 근대의 과학혁명에 공헌한 철학자 베이컨은 ‘신의 증여에 의해 인류의 것이 된 자연의 지배권’을 발명과 발견을 통해 신의 역할인 창조에 참여하여 자연을 객관적 대상으로 인식하고 해부함으로써 자연을 지배하고 마침내 ‘인간의 왕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하였다.

동아시아의 유기체적 자연관은 자연을 스스로 역할을 하는 생명체로 여기고 자연의 모든 현상은 상호 의존적이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합일을 중시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서구의 이원론적 철학에 바탕을 둔 비교 경쟁의 사고 속에 남보다 잘 살기 위한 경제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자원 확보와 개발로 인한 자연 환경 파괴는 동서양이 따로 없다. 인류가 지속 가능한 미래, 인류 미래에 꿈과 희망을 품으려면 우리 삶의 뿌리가 되는 올바른 자연관과 세계관 그리고 인간관의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며, 교육자들의 자각과 진정한 교육 혁신과 의식 개혁을 위한 시민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인간의 모든 생각과 감정, 행동은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연과 연결된 조화로운 나를 찾으려면 먼저 자연과 소통하는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 자연과 생활 속에서 오감을 통해 자극으로 입력되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느끼는 연습이 곧 자연 명상이 된다. 실제로 꽃을 볼 때 꽃에서 오는 빛의 파장을 느낄 때, 새소리가 귀를 자극하여 소리를 느낄 때 기억된 정보에 의한 생각보다 먼저 생명뇌인 뇌간의 생명력과 공명하여 실체와 교류하게 된다. 진정한 변화는 바로 우리 자신의 내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즉 뇌와 몸의 소통을 통한 나의 회복,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의식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세상으로 좋은 기운과 정보를 확산하게 될 것이다.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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