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후원에는 유일한 초가(草家) 한 채가 자리 잡고 있다. 창덕궁 후원 옥류천 청의정은 조선 시대 임금이 그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궁궐 안에 경작지를 조성해 농사를 실천했던 친경례(親耕禮) 의식을 치른 곳이다.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소장 이문갑)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함께 오는 11일, 벼베기 행사를 한다.
 

창덕궁관리소는 오는 11일, 후원 내 청의정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벼베기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는 오는 11일, 후원 내 청의정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벼베기 행사를 한다. [사진=문화재청]

매년 봄에 벼를 심는 모내기 행사에 이어 가을에는 벼를 수확해 그 볏짚으로 청의정 지붕을 엮는 행사도 같이 진행된다. 지난 6월, 모를 낸 벼는 궁궐이라는 엄격한 공간에서도 절기의 변화를 거쳐 이제 결실을 맺고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이번에 수확할 벼의 품종은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신품종이자 고품질 조생종인 ‘조운벼’이다. 궁궐 밖 백성의 수고로움과 순박한 농심(農心)을 헤아리고자 했던 임금의 어진 마음이 현재를 사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격조 높은 궁궐문화를 다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운영하여, 궁궐이 국민 누구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