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1902∼1920) 열사 제98주기 추모제가 9월 28일 오전 11시부터 충남 천안시 병천면 탑원리 유관순 열사 추모각에서 열렸다.

천안시와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린 추모제에는 구본영 천안시장, 심덕섭 국가보훈처 차장, 류정우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 유관순 열사의 유족, 이규희·윤일규 국회의원, 인치견 천안시의회 의장, 병천 초·중·고 학생들과 시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제 행사는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의 비나리 공연, 추념사, 추모사, 헌화·분향, 추모의 글 낭독, 유관순 노래 제창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9월 28일에 거행된 순국 제98주기 유관순 열사 추모제에서 천안시립풍물단 '흥타령 풍물단'이 비나리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문현진 기자]
9월 28일에 거행된 순국 제98주기 유관순 열사 추모제에서 천안시립풍물단 '흥타령 풍물단'이 비나리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문현진 기자]

 류정우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은 추모사에서 “올해는 3ㆍ1 독립만세운동과 임시정부 탄생 99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라며,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에게는 아름다운 미래가 있을 수 없다. 몸과 마음을 받쳐 민족의 자주독립을 외친 수많은 독립운동가 선열이 있지만 역사적 교육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으면 역사를 모르는 민족으로 국가와 사회가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류정우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문현진 기자]
류정우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문현진 기자]

구본영 천안시장은 추념사를 통해 “유관순 열사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한 날”이라며, “유 열사의 강인한 자주독립정신은 일제의 총검 앞에 수많은 역경과 고초를 겪어야만 했지만 선열의 고귀한 희생이 이 땅에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 3월 1일 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사적지 노후 시설물을 재정비하는 한편 유관순 열사 기념관 전시실을 전면적으로 리모델링하고 교육관도 신축하겠다"고 밝혔다. 

구본영 천안시장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문현진 기자]
구본영 천안시장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문현진 기자]

이어서, 신덕섭 국가보훈처 차장은 추모사에서 “유관순 열사는 일제의 옥중과 법정에서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독립만세운동의 정당성을 외쳤다”며, “1919년 3ㆍ1만세운동은 광복을 쟁취하기 위한 역사적인 민족운동이었으며 우리 국민들은 3ㆍ1만세운동의 표상으로 열사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고 추모했다. 

인치견 천안시의회 의장은 “앞이 보이지 않던 어두운 시대에 뜨거운 횃불을 드셨던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으셨던 우리 선조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902년 천안에서 태어난 유관순 열사는 이화학당 1학년이던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화학당에 휴교령이 떨어지자 열사는 독립선언문을 들고 귀향해 충청 지역 학교와 교회를 돌아다니며 만세운동을 준비했다. 1919년 4월 1일, 유관순 열사는 천안 병천 장날을 기하여 아우내 장터에서 대규모 만세운동을 주도하였다. 일제의 잔혹한 폭력 진압으로 현장에서 부모가 목숨을 잃고 유관순 열사는 공주지방법원에서 5년형을 선고 받고 서대문감옥에 수감되었다. 열사는 감옥과 법정에서도 불굴의 정신으로 만세운동의 정당성을 외쳤다. 열사는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 중 고문에 의한 방광파열로 19세인 1920년 9월 28일 순국하였다. 출소 이틀을 앞둔 날이었다. 

1947년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가 결성되었으며, 1951년 순국의열사 심사위원회에서 순국의열사로 선정되었다. 1962년 정부는 유관순 열사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추모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유관순 열사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분향하며 열사의 짧지만 불꽃같은 삶을 기렸다. 아우내 독립만세 운동에 참여한 순국지사 48위의 위패가 안치된 48위 순국자 추모각 참배도 이어졌다.

충남 천안 유관순 열사 추모각에서 열린 순국 제98주기 유관순 열사 추모제는 각계 인사들과 시민 등 1천여 명이 참가하였다. [사진=문현진 기자]
충남 천안 유관순 열사 추모각에서 열린 순국 제98주기 유관순 열사 추모제는 각계 인사들과 시민 등 1천여 명이 참가하였다. [사진=문현진 기자]

추모제의 마지막으로 유관순시단 대표 성재경 시인이 유관순 열사를 기리며 쓴 시 ‘독립의 불꽃’이 낭송되었다.   

병천중학교 학생을 대표해 헌화한 김묘이(16세) 양은 “매년 추모식에 참가하여 유 열사의 순국을 기리고 있는데 어린 나이의 소녀가 그런 강인한 정신으로 일제에 맞섰다는 것이 너무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는 2017년부터 열사의 서훈 등급 향상을 위하여 ‘상훈법’ 개정 촉구 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사업회는 지난 5월 10일부터 6월 9일까지 '유관순 열사의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국민청원'을 진행해 총 3만1255명의 서명을 받았다. 현재 유관순 열사는 3등급인 ‘독립장’이 추서되어 있다. 

19대 국회 때 유 열사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상훈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다른 정치 현안 탓에 미뤄지다 결국 자동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