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최순우는 우리나라 박물관의 발전을 이끈 ‘박물관인[Museum man]’이다. 회화, 도자기, 공예 등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연구하며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전시를 개최하였고,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전시인 <한국국보전>을 시작으로 <한국미술오천년전>, <한국고대문화전> 등을 성공적으로 열어 우리 문화를 세계로 알렸다.

한편, 전통을 계승하는 예술가를 지원하고 격려하였으며, 현대미술, 건축, 미술비평 등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활동하며 장욱진, 천경자, 김중업, 김광균 등 문화계 인사와도 폭넓은 교유 관계를 맺었다.

▲ 혜곡최순우기념관은 ‘최순우를 사랑한 예술가들 - 그가 있었기에’ 전시를 9월 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연다. <사진=혜곡최순우기념관>

 

김수근은 ‘한국의 건축가로 이끌어주신 분이 최순우 선생’이라 하였다. 최순우는 각각의 분야에서 첫발을 딛는 예술인들에게 길잡이가 되고, 일가(一家)를 이루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후원자였다.

 

“30대 초반이었던 내가 만일 최순우 선생을 못 만났더라면 한국의 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건축가 또는 건축기술자, 일반 설계가로서 머물렀을 것임에 틀림없다.”

- 김수근, 「최순우 선생의 두 눈」

 

“도예왕국에서 간 젊은이다웁게 긍지를 지닐 무었이던 중요한 공부만 해갖이고 도라오기 바라네 말하자면 일본물 들지 말라는 뜻일세.”( 1978 .7 .25. 최순우가 일본 유학 중인 노경조에게 보낸 편지)

 

혜곡최순우기념관(관장 김홍남)은 ‘최순우를 사랑한 예술가들 - 그가 있었기에’ 전시를  9월 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연다.

‘최순우를 사랑한 예술가들’ 기획전시에서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김환기, 김기창, 변종하, 최영림 등 예술인들이 최순우에게 보낸 연하장을 통해 그들의 인연을 소개하다. 이달부터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건축가 김수근, 도예가 김익영, 노경조, 윤광조, 매듭장 김희진, 미술평론가 이경성 등이 최순우 선생과 교유하며 선생에게 받은 편지, 함께 찍은 사진, 영상 자료, 최순우 선생이 쓴 작품평이 실린 간행물 등이 전시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정양모, 최완수, 유홍준 등 우리 문화계를 이끈 33명이 최순우를 그리워하며 쓴 글을 모아 발간한 『그가 있었기에』에서 새롭게 소개된 이야기를 소장품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우리나라 박물관과 문화계의 역사를 알리고자 한다.

 

유홍준 교수는 “혜곡 최순우 선생은 희대의 대안목으로 한국미를 정립한 미술사가이며, 영원한 우리들의 박물관장이며 문화재를 통한 국민 계몽과 문화 외교를 몸소 실현한 문화보국의 애국자였다.”고 말했다(유홍준, 「우리들의 영원한 국립박물관장」)

 

전시 기간 중 예술가의 작품을 만나보는 답사(도예가 노경조의 양평 작업실)와 ‘최순우의 미학’(미술사학자 권영필)을 알아보는 강연, 최순우 선생의 글을 읽는 낭독회가 열린다. 이 전시는 서울시 사립박물관이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