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시 강남구 송파뇌교육원에서 두뇌활용능력을 겨루는 제12회 국제브레인 HSP 올림피아드 (IHSPO) 개최를 기념하는 뇌교육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브레인 HSP 올림피아드 창설기관이자 주최기관인 한국뇌과학연구원의 안승찬 연구실장이 '몰입하는 뇌가 꿈을 이룬다 : 뇌를 잘 아는 부모, 뇌를 잘 쓰는 아이'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번 세미나는 서울뇌교육협회가 주최하고 BR뇌교육이 주관한다. 이날 강연에는 21세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떠오르는 키워드가 된 '뇌 활용법'에 관심 있는 학부모 30여 명이 참석했다.

 

▲ 한국뇌과학연구원 안승찬 연구실장이 지난 11일 제12회 국제올림피아드 개최 기념 뇌교육 세미나의 첫 번째 강사로 나섰다.

 

인간 뇌의 쓰이지 않는 90%, 그 안에 숨겨진 무한한 잠재력

 

안승찬 연구실장은 인간 뇌의 고유한 특징 두 가지로 '내가 누구인가',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는 자아 성찰 기능과 '인간의 뇌는 훈련을 통해 평생 발전할 수 있다'는 뇌 가소성을 꼽았다. 신경 네트워크 100조 개를 지닌 인간의 뇌는 무한한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마련되어 있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잃게 되고, 주위 환경에 따라 변하게 된다.

이어 안 연구실장은 두뇌의 무한한 능력을 활용하는 방법들을 소개했다. "우선 하나의 정보에 지배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 커피 원두 사진을 보세요'라고 하며 이 사진을 제시하면 커피만 볼 것이다. '커피'라는 정보가 지배적으로 작용하면서 이 작은 사람 얼굴이 눈에 안 들어오는 것이다. 아이들이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뇌를 지배하지 않도록, 그래서 정보처리능력이 잘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 '커피'라는 정보가 들어오는 순간 왼쪽 밑의 작은 사람얼굴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자료 제공=한국뇌과학연구원>

 

두 번째로 '신체를 통한 두뇌 훈련'을 소개했다. 올림피아드 종목 중 하나로 눈을 감고 특정 동작을 몇 분간 유지하는 HSP Gym은 이 훈련의 좋은 예시다. 참석한 학부모들은 이날 HSP Gym을 직접 체험했다. 학부모들은 눈을 감고 한 동작을 유지하는 시간이 10초도 채 되지 않았다. 안 연구실장은 "아이들은 이 동작을 5분씩 한다. HSP Gym을 하기 위해 한 발로 서는 순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표가 생긴다. 이어 눈을 감아 시각 정보가 차단되는 순간, '나는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표를 위해 뇌는 안 쓰던 기능을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HSP Gym을 하면 자신의 신체를 바라보는 힘이 생긴다. 안 연구 실장은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온 몸의 근육들이 협업해야 하고 이에 상응하는 뇌의 협업이 일어난다. 그리고 신체의 통증 등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바라보면 생각의 근원을 바라보는 힘이 생긴다. 이렇듯 뇌교육의 장점은 자기가 관계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라며 "예전에는 신체 활동이 운동과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소뇌만 활성화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뇌의 모든 활동의 사령탑인 전두엽이 활성화된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 강연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HSP Gym을 직접 하며 신체를 통한 두뇌 훈련을 체험하고 있다.

 

HSP 훈련으로 '몰입의 뇌' 만들기

안 연구실장은 "뇌의 잠재능력이 잘 발현되기 위한 중요한 과정중 하나는 '몰입'"이라고 했다. 몰입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긍정 심리학자 착센트미하이는 "몰입하면 충만한 살을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몰입의 뇌를 만들 수 있는 조건으로 '명확한 목표와 행동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을 내세웠다.

 

▲ 긍정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은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한국뇌과학연구원>

 

올림피아드 메인종목인 브레인윈도우(Brain Window)는 몰입의 뇌를 만들기에 좋은 훈련이다. 이는 시각을 차단한 채 색상, 알파벳을 인지하는 고등감각인지능력(HSP, Heightened Sensory Perception) 훈련프로그램으로 메타인지기능(상위인지기능, meta cognition), 스트레스 조절력과 몰입도가 향상된다. 

안 연구실장은 "자기 뇌의 능력보다 낮은 과제는 무료하게 만들고, 지나치게 높으면 불안감을 만든다. 따라서 난이도 조절이 필요하다. HSP 수련 체계는 이 난이도를 잘 조절하여 만든 훈련 시스템으로 아이들이 도전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먼저 신체 훈련을 하고, 밝고 어두움에 대한 감각, 색상 인지, 모양 인지, 알파벳 인지 등의 순서로 발전 한다"라고 말했다.

 

▲ HSP 체계는 신체훈련 먼저 하고, 밝고 어두움에 대한 감각, 색상 인지, 모양 인지, 알파벳 인지 순으로 발전한다. <자료 제공=한국뇌과학연구원>

 

이어 그는 "보통 사람들은 뇌에 저장된 관념, 즉 관점을 가지고 본다. 관점이 나쁜 것이 아니다. 경계할 것은 그 관점이 고정되어 시각 자체가 고정되는 것이다. HSP 또는 뇌교육을 하게 되면 나의 관점을 바라볼 수 있는 메타인지가 길러지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행동과 사고를 할 수 있다. 메타인지는 IQ보다 더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IQ는 개발한다고 높아지지 않지만, 메타인지는 훈련을 통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메타인지능력 개발은 곧 내면의 성찰로 이어진다." 설명했다.

끝으로 안 연구 실장은 "뇌의 잠재능력 발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 있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능은 개인의 능력을 나타내는 것일 뿐, 지능을 활용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가치"라며 "'청소하는 일을 운동이라고 여기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실험이 있다. 그만큼 내가 나와 내가 하고 있는 공부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번 강연에 참석한 함모 씨는 "신체 활동의 중요성을 알았고, 뇌교육이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감 회복과 목표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국뇌과학연구원은 뇌활용 분야 대표적인 연구기관으로 뇌교육 중점연구 및 HSP 개발기관. 2005년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IHSPO)를 창설했다. 이번 세미나를 주관한 BR뇌교육은 아동청소년 두뇌개발 전문기관이다. 학생들의 두뇌발달 특징에 따라 코칭이 진행되며, 학생들의 자신감과 감정조절,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들은 뇌체조나 명상과 같은 활동을 통해, 몸과 뇌의 감각을 인지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BR뇌교육에서는 메타인지를 키워 자기주도적인 인성영재로 자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다음 세미나는 전북농업인회관에서 오후 3시부터 진행되며 세미나 문의는 전화(1544-9700)로 하면 된다.

▲ 제12회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 기념 '뇌교육 세미나' 전국 일정.

 

글. 황현정 기자 guswjd7522@naver.com  사진. 서울지역뇌교육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