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가면 곳곳에 검은색 현무암으로 깎아 세운 ‘돌하르방’이 있다. ‘하르방’은 ‘할아버지’라는 제주도의 토속어이다. 육지와 달라 낯선 제주 풍광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하르방’을 만나면 왠지 정겹고 반갑다. 돌하르방의 기원은 육지기원설, 남방기원설, 제주 자생설 외에 몽골의 ‘훈춘로’라는 석인상과 비슷하다 하여 몽골기원설도 있다.

▲ ⓒ 우실하 교수가 중국에서 찍은 석인상

‘몽골기원설’을 뒷받침할 학설을 우실하 교수(한국항공대학)가 발표했다. 최근 랴오허(遼河) 문명 지역에서 중세 시대 몽골·돌궐 석인상과 비슷한 석인상들이 대거 출토되고 있다고 학계에 보고한 것이다. 중세 몽골의 석인상과 한반도 돌하르방의 기원이 단군조선의 발원 지역인 중국 랴오허 문명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특히 ‘흥륭와 문화’(기원전 6200년∼기원전 5200년) 석인상들은 실내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단순히 죽은 자의 ‘초상(肖像)’을 넘어 조상신이나 가족보호신과 같은 복합적인 신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기존에 제주의 돌하르방 기원을 몽골 석인상과 연결하는 논의가 있었는데, 이와 연결하면 제주의 돌하르방 기원이 기원전 6000년 안팎의 시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전역에 퍼져 있는 나무로 만든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등의 장승도 ‘흥륭와 문화시대’부터 기원한 석인상 문화가 한반도로 남하해 변형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 한민족역사문화공원 천손교 옆에 서있는 황금 돌하르방 [제공=국학원]

현재 돌하르방은 제주시에 21기, 정의와 대정에 각각 12기, 서울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 2기 등 모두 47기가 남아 있다. 단군 조선을 2096년 동안 통치한 47분의 단군 할아버지의 수와 일치한다. 제주도의 ‘돌하르방’이 정다운 이유가 우리의 DNA에 살아있었던 것이다.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의 ‘하르방’은 완성의 색깔인 금색으로 칠해져 있다. 천손들이 천손교를 건너 고해로부터 완전한 이화세계로 건너올 때, 가장 먼저 격려하고 환영해 주는 우리 할아버지들의 마음으로 서 계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영원한 태극의 진리를 가슴에 품고 기다리고 계신다.

원암 장영주
(사)국학원 상임고문
전국민족단체 연합 대표회장
한민족역사문화공원 공원장
한민족원로회의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