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장류 특유의 구수한 장맛은 토종곰팡이 덕분이다. 하지만  국내에 유통되는 장류 제조 종균은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들여왔다. 일부 기업에서는 곰팡이 종균을 개발해 자체 사용하지만, 소규모 업체나 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토종곰팡이 종균은 개발되지 않았다. 이제 누구나 토종곰팡이 종균을 쉽게 사용할 길이 열렸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전통 장류 특유의 구수한 장맛을 낼 수 있는 토종곰팡이 종균을 개발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산업화했다.  종균은 발효식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미생물 씨앗으로, 장류를 만들 때 사용하면 같은 맛을 내는 장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2009년부터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의 다양한 메주에서 곰팡이 101종 1,479균주를 수집하고, 장류 제조 특성이 우수한 10종의 곰팡이를 선발해 특허 출원했다.
 이 가운데 경기도 농가의 전통 메주에서 분리한 ‘황국균(아스페르길루스 오리제) KACC 93210’은 콩된장을 만들 때 기국내에 유통되던 황국균에 비해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과 아스파르트산을 1.3∼1.5배 많이 생산해 구수한 맛이 강하다.  또한, 아플라톡신 등 어떤 곰팡이 독소도 생성하지 않아 이를 이용해 메주나 장류를 만들면 위생적이면서도 전통 재래 장류의 맛을 낼 수 있다.

▲ 토종곰팡이 종균(KACC 93210) 분리 메주. <사진=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이 곰팡이를 유전자 분석한 결과, 한국 토종임을 확인했다. 이 곰팜이는 국내에 유통되는 일본 유래 종균과는 명확한 차이를 보였으며, 세계적으로 보고된 다른 종균들과 유전적 차이를 보였다.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한 곰팡이를 특허 출원(10-2014-0156099)하고, 국내 곰팡이 종국 전문 제조회사에 기술 이전해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종균을 사용해 장류를 생산하고자 하는 장류 업체나 농가는 국내 종국회사에서 구매하면 된다.

▲ 토종곰팡이 종균(KACC 93210) 분생포자머리 현미경 사진. <사진=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과 홍승범 박사는 "막걸리 제조에 쓰이는 일본산 균주를 대체할 국내산 균주는 최근 개발됐으나 한식의 바탕인 된장과 간장 제조에 사용되는 토종 균주가 개발되지 않아 안타까웠다" 라며, "이번에 전통 메주에서 유래한 토종곰팡이 종균을 최초로 상용화함으로써 국가의 생물주권을 확립하고, 다양한 맛의 장류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