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클릭" 단군산을 끼고 東으로 독립기념관, 西로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이 있다)에 이어...


통천문(通天門)을 지나며 “통천!(通天)”이라고 크게 외치자. 외치는 바로 그 순간, 온몸과 마음이 깨달음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마음의 근본과 우주 만물의 근본이 하나의 마음으로 통할 것이다.
(그러하매) 일체가 (우러러) 태양처럼 밝아진다.
이렇게 마음을 밝힌 사람에게는 하늘과 땅이 하나로 녹아 들어가 있다.”


누구든지 바른 마음으로 통천문을 통과한다면 <천부경(天符經)>의 ‘본심본 태양앙명 인중천지일(本心本 太陽昻明 人中天地一)’을 즉시 알게 되리라. 그 깨달음이 내 몸에 쌓이고 쌓여 마침내 확철대오(廓撤大悟, 모든 번뇌와 자각이 사라지며 순간적으로 깨우침)로 터져 나올 것이다.

통천문을 지나 100m 정도 걸어 올라가면 세 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 길은 ‘도통관’, 오른쪽 길은 ‘한민족 역사문화 공원’, 가운데 길은 ‘국학원 본관’으로 이어진다. 그 길의 중심에 지구를 타고 태극기를 가슴에 아로새긴 거대한 황금색의 삼족오(三足烏)가 서 있다.

▲ 삼족오 - 원암 장영주 作

황금의 새는 하늘로 솟구쳐 우주를 마음껏 날아오를 듯이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삼족오는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오는 하늘과 땅과 인간을 연결하는 신령스러운 까마귀이다. 황금색은 태양을 상징하는 고귀한 완성의 색이다. 고구려의 삼족오 전통은 단군 조선(B.C.2333~B.C.238)에서 비롯된다.
 

‘단군조선 8세 단군 우서한 재위 7년 갑인(甲寅, 단기 344년, B.C.1987)에 다리가 셋 달린 까마귀 삼족오가 동산에 날아들어 왔다. 그런데 그 날개 길이가 무려 석 자나 되었다.
(三足烏 飛入苑中 其翼廣 三尺)                                        
『환단고기』「단군세기」


삼족오가 가진 세 개의 다리는 각각 ‘하늘, 땅, 사람’을 상징한다. 하나의 머리는 우주의 주재자인 ‘영원히 홀로 스스로 완전한 하나님(하나一+님)‘을 뜻한다.

삼족오는 우리 만족만이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만주 쪽에 그 문양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에는 불꽃모양과 세 발 까마귀가 새겨져 있다. 불꽃 문양은 백제의 전성기를 이룩한 제 13대 근초고대왕이 왜왕에게 하사한 칠지도(七支刀)의 상징이다. 삼족오는 태양을 뜻하는 고구려의 상징이다.

동이족에게 까마귀는 원래 좋은 의미의 상징이었다.
태양신으로 숭앙받는 북부여의 시조 해모수가 머리에 쓴 관이 검은 까마귀, 곧 오우관(烏羽冠)이다. 고주몽(추모)을 도와 고구려를 건국한 3대신 중 한명인 오이(烏伊), 백제 온조왕의 신하 오간(烏干), 동부여의 대소왕이 고구려 대무신 열제에게 보낸 적오(赤烏)기사, 일본으로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된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의 이름 가운데 ‘오’자는 까마귀 ‘오(烏)’자로 ‘해와 달’을 상징한다.

후고구려의 궁예에게 ‘왕(王)’자가 새겨진 조각을 전한 새도 까마귀다. 신라 소지왕을 구한 까마귀, 일본 신무천황을 도우려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가 보낸 까마귀, 청 태조 누르하치를 구한 까마귀 등등, 동이족의 강역에는 길조 까마귀에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들이 내려온다. 조선 세종실록의 의례기 중 ‘세 머리, 세 발을 갖춘 삼족오’가 보인다. 이는 무속신앙에서 삼재부로 사용하는 ‘세 머리의 매’ 등의 모습으로 변형되어 오늘에 이어져 오고 있다.

삼족오는 동이족인 한민족의 독특한 우주관이며, 삼신일체(三神一體)를 상징하는 한민족의 사유체계이다. 그 생각이 철학과 문화가 되어 중앙아시아와 일본으로 전파된, 시공을 초월한 엠블럼이 되었다. 한민족 역사문화 공원의 모체인 ‘국학원의 상징’이 바로 삼족오이다.

우주의 어느 한 곳, 어느 한순간도 깨달음의 법리가 스며있지 않은 곳이 없다. 특히 ‘국학원’과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의 모든 무생물과 생물들은 오직 인간의 깨달음을 위해 정밀하게 설계, 배치되고, 그 위에 신령스런 깨달음의 에너지가 내려와 있기에 돈오점수(頓悟漸修, 단번에 진리를 깨친 뒤 실천에 옮겨 번뇌를 차차 소멸시키는 것)가 절로 이루어지는 한 마당이다.

이곳은, 그러므로 인간이 가장 깨닫기 쉽도록 장치된 세상에 단 한 곳인 바로 그곳이 아닐 수 없다.

(사)국학원 상임고문, 한민족 역사문화공원 공원장 원암 장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