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할배’
남들이 나를 부를 때 종종 이렇게 부른다. 이를테면 ‘별명’이라 할 수 있겠다. 태극(太極)이란 우주를 표현한 가장 간결하고도 아름다운 상징으로 우리 민족의 의식체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태극을 덧붙여 나를 불러주니 즐거울 따름이다.

이처럼 우주를 품고 있는 ‘태극’을 국기로 삼는 대한민국을 자랑스레 여기지만 그런 내게도 다른 나라를 보며 부러울 때가 있다.

▲ '태극할배' 국학원 본원 내 전시관에서 태극기를 두르고 찍다.

중국이 부러운 것이 딱 하나 있다. 대륙의 넓은 땅덩어리도 아니고, 엄청난 광물자원도 아니며, 세계 인구 5명 중의 한 명이 중국인이라는 엄청난 인구도 아니다. 다만 부러운 것은 ‘귀근원(歸根園)’이라는 중국인들의 자신들의 뿌리를 향하는 역사의식이다.

일본이 부러운 것도 딱 하나 있다. 잘 정돈된 사회 시스템도 아니고, 국민을 마음대로 끌고 가는 집권 여당 자민당도 아니며, 오밀조밀한 관광유산도 아니다. 그것은 1년에 약 1천만 명이 찾아가 참배하는 ‘이세신궁(伊勢神宮)’을 향한 일본인들의 외경심이다.

미국이 부러운 점도 딱 하나 있다. 최고 강대국의 위상도 아니고, 다양한 인종도 아니며,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도 아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민주주의의 정수를 담고 있는 워싱턴 D.C.의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이 부럽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명성은 그에 의해 구원된 미국인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이 신전에 영원히 간직될 것”이라고 적혀 있듯이 미국인들이 그곳을 ‘신전(神殿)’으로 존경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부러운 것도 딱 하나 있다. 언필칭(言必稱) ‘지혜의 보고’라는 ‘탈무드’도 아니고, 그들이 배출한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 수도 아니다. 그들의 종교는 더욱 아니다. 그것은 예루살렘 서쪽 성벽인 ‘통곡의 벽(Wailing Wall)’이다. 이스라엘인들은 허물어진 역사에 대한 속죄 의식을 갖고 대를 이어 눈물을 흘리며 살아간다.

▲ 맑게 개인 날 단군산 아래 국학원과 한민족역사문화공원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의 국조 단군상도 보인다.

왜 헛되이 남의 것을 부러워하는가?
다만, 충남 천안시 흑성산, 일명 단군산 아래 조성된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이 온 국민과 겨레가 아끼는 곳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아가 중국인, 일본인, 인도인, 미국인, 유럽인, 아프리카인, 남미인, 러시아인, 호주인, 뉴질랜드인, 즉 모든 지구인이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의 평화 정신에 가슴 깊이 공감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순간도 잊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평화를 위한 세계인들의 순례지가 될 것을 매 순간순간 강력하게 소망하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존경하고 믿는 그들의 최고의 가치가 모두 우리의 ‘한민족 역사문화 공원’에 하나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조(國祖)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이 가득 깃든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의 나무 한 그루, 풀 한 뿌리, 돌멩이 하나도 거룩하고 아름답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우리의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을 기리는 작업은 필자로서는 영광의 시간이 될 것이다. 정성을 다해야 할 일이다.

(사)국학원 상임고문, 한민족역사문화공원장 원암 장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