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역사, 민족의 언어는 학자들만이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의 주인인 전 국민이, 그 말을 쓰는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동안 중국과 일본에 의해 완전히 박살이 난 한민족의 문화를 되살려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한민족이 삶을 제대로 사는 길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글학자 강상원 박사는 객석을 향해 가슴 깊은 뜨거움을 토해내듯 이야기했다. "민족의 학문, 국학(國學)은 온 국민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일흔을 넘긴 고학자의 열정에 객석에서는 기립 박수로 답했다.

 사단법인 국학원(원장 장영주)은 단기 4346년 개천절을 기념하여 제29회 국학원 정기학술회의를 개최했다. '한민족 문화의 우수성'을 주제로 10월 1일 오후 1시 30분 국립 고궁박물관(서울 종로구)에서 1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 국학원은 단기 4346년 개천절을 기념하여 '한민족 문화의 우수성'을 주제로 10월 1일 오후 1시 30분 국립 고궁박물관(서울 종로구)에서 제29회 국학원 정기학술회의를 개최했다.

 국학원 장영주 원장은 학술회의를 시작하며 "한민족 문화의 우수성을 통해 개천절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한민족의 우수성을 다시 깊이 알고 생활 속에서 그 면면을 크게 키워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개회사를 전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는 '우리말 동서언어의 뿌리다'라는 주제로 한글학자 강상원 박사가 진행했다. 강 박사는 "우리 민족의 언어가 동서양 언어의 뿌리가 되는데 이 점을 알아낼 수 없도록 중국과 일본이 우리 역사는 물론 언어까지 모조리 박살냈다"며 "우리 말의 어원을 찾아내지 못하도록 그 기원과 우수성, 의미를 다 흐트러뜨리고 왜곡시켜 놓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강 박사는 평생을 거쳐 우리 말 어원 찾기에 매진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우리 말이 불경(佛經)을 전하는 범어, 즉 산스크리트어의 뿌리라는 것. 강 박사는 "법화경을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우리 말의 원형이 남아있는 전라도(거시기, 해부러)와 경상도(밥 묻나), 함경도 등의 토속 사투리가 산스크리트어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고 했다.

 일흔을 넘긴 그는 지금도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어원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강 박사는 "어원 연구는 할 짓이 없어서 하는 게 아니다. 20년 간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들어왔더니 기독교 같은 종교가 판을 치고 있었다. 민족 정신, 역사, 철학은 사라지고 외래 종교만 남았다. 한국 사회가 제정신을 잃고 썩어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 민족을 살리기 위해, 민족혼에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어원 연구를 한다는 것이었다.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글학자 강상원 박사가 1일 국학원이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우리말이 동서양 언어의 어원'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강 박사에 이어 김세택 전 일본 총영사가 나서서 '일본말의 뿌리는 우리말'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전 총영사는 "언어학에서 언어 간의 관계를 밝히는 데에는 음운 대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한일 양 언어 간의 이음 관계가 우연이나 자의적(恣意的)이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음운 대응의 법칙’을 설정하고, 이에 따라 표제어와 그에 대응하는 한국어가 서로 ‘이어지는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제3주제 발표에 나선 반재원 훈민정음 연구소장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의 이론적 바탕은 천문, 즉 하늘의 별자리에 있다"며 "훈민정음의 28자는 하늘의 별자리에 따라 정해진 것이며 그 순서가 현재와 다른 것도 천문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주제 발표자로 나선 손성태 교수(배재대)는 발해인들이 아메리카 대륙 인디언의 시원이라는 놀라운 내용을 발표했다. 손 교수는 "100년에 걸쳐 발해인들은 캄차카반도에서 알라스카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했다"며 "이 흔적은 <요사> <위서> 등을 비롯한 역사서와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복식, 육아법, 윷놀이, 전통악기, 지명 등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국학원(www.kookhakwon.org)은 한민족의 정신과 문화의 뿌리를 연구하고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순수 민간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 국학특강과 국민강좌, 동북아 학술회의 등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매년 삼일절과 광복절, 개천절을 국민축제로 전국 16개 광역시도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더불어 사는 홍익정신의 실천을 위해 국학평화봉사활동으로 실직자 무료급식, 소년소녀 가장 돕기, 북한동포돕기, 난민 구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