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스테이지블룸이 세기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나르시시즘, 유미주의 그리고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신작〈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는 무명입니다〉를 오는 10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극장 동국에서 공연한다.
오스카 와일드(1854~ 1900)는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로 당대 유미주의자로 유명했다. 단편 동화집 《행복한 왕자》 장편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단편소설집 《아서 새빌경의 범죄》, 《석류로 만든 집》, 단편 소설 <캔터빌의 유령>, 희곡 <원더미어 부인의 부채> <살로메> 등을 썼다.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는 무명입니다>는 제8회 극장 동국 연출가전 참가작으로, 와일드가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겪는 현실과 망상의 경계를 무대 위에 그려낸다.
작중 와일드는 소설 《도리안 그레이》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지만, 이후 평단의 질타로 인한 슬럼프로 글을 쓰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5년간 붙들고 있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기묘한 집인 뮤즈 하우스에 입주하고, 현실과 망상의 경계에서 비로소 자신을 마주한다. ‘스테이지블룸’은 와일드의 불안하고 왜곡된 내면세계를 통해 천재 작가가 정신적 붕괴를 겪으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망상들을 불러내며 글을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와일드의 모습은 우리에게 삶의 동력과 이유를 고민하게 한다.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는 무명입니다>는 오스카 와일드의 ‘망상’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무대 전면에 내세운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뮤즈 하우스, 즉 무대는 와일드의 불안정한 정신세계 그 자체다. 와일드의 보조 작가이자 조력자인 도리안, 죽은 연인 살로메, 그의 글을 가로채 성공한 작가 헨리,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물들을 안내하는 캔터빌까지 와일드를 제외한 모든 인물은 그의 작품 속에서 살아나온 환영이자 망상이다. 끊임없이 와일드를 옥죄는 망상 속 인물들과 그들을 대하는 와일드의 태도를 통해 ‘과연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소멸하지 않는 가치란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또한 극의 대사에 오스카 와일드의 실제 어록을 인용하여 삶에 대한 그의 생각과 가치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공연의 극작 및 연출은 김병화 연출이 맡아 이끈다. 극의 중심인 와일드 역은 젠더프리로 배우 서준교, 안현진, 한아임이 맡는다. 그에게 가장 큰 의미가 되는 연인 살로메 역시 젠더프리로 배우 최승규, 최지은이 연기한다. 그밖에 고기웅, 남지은, 손윤지, 온정현, 임수민, 장유민, 전서림, 최지인, 현세이 배우가 참여하여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