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한 시간
시인 조재도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평범한 시간에 일어난다
일기에도 못 오르고
기억에도 안 잡히는
하루하루의 시간
그 시간의 십 분이라도
누군가를 위해 산다면
좋은 인생이다.
시인의 말
이 시에 실리는 버섯 사진은 산행 중 틈틈이 찍은 것으로, 버섯의 놀라운 세계를 드러내 줍니다. 무엇보다 산에 나 있는 야생버섯은 생겨났다 얼마 못 가 사라지는 것이 덧없는 우리 인생을 떠올리게 합니다. 연재하는 ‘인생시’와 잘 맞는 것 같아 자료사진으로 썼습니다.
출처 : 조재도 시집 『내 마음이 네 마음』, 2025년 작은숲 간
시인 조재도는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어려서 청양으로 이사해 그곳에서 성장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전학 가서 홍익중학교와 서라벌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7년 공주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다. 1981년 졸업과 함께 대천고에서 근무한 이후 1985년 『민중교육』지 사건,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두 차례 해임되었다. 1994년 복직 후 2012년 조기 퇴직하기까지 충남의 여러 학교에 근무하면서, 시집 청소년소설 등 60여 권의 책을 펴냈다. 지금은 천안 태조산 자락에서 책 읽고 글 쓰고 산에 다니는 단순한 생활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