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재도
사진 조재도

 

나의 시

                                                                                시인 조재도

 

빼어난 시 오묘한 시
아주 잘 쓴 시는 아니지만
초등학생이 쓴 시처럼
문해교실 할머니가 쓴 시처럼
쉽고 뜻이 분명하다

 

시작(詩作) 40년에
비로소 찾은 나의 시
다른 시와 견주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는
나만의 시

지나가는 사람 아무에게나
마구 읽어주고 싶다

 

제대로 쓰고 있나
제대로 쓰고 있다.

 

시인의 말 

 이 시에 실리는 버섯 사진은 산행 중 틈틈이 찍은 것으로, 버섯의 놀라운 세계를 드러내 줍니다. 무엇보다 산에 나 있는 야생버섯은 생겨났다 얼마 못 가 사라지는 것이 덧없는 우리 인생을 떠올리게 합니다. 연재하는 ‘인생시’와 잘 맞는 것 같아 자료사진으로 썼습니다.

출처 : 시집 『내 마음이 네 마음』, 2025년 작은숲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