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하루를 의미있게 채워줄 전시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국립중앙과학관은 9월 30일부터 11월 16일까지 생물탐구관에서 ‘鳥잘조잘’ 특별전을 개최한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오는 10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불국사박물관에서 특별전 ‘솥의 기억, 감춰진 염원’을 공동 개최한다. 한편, 국립울진해양과학관은 해양과학 이슈 팝업전시 ‘연안침식 : 바닷가가 사라진다’를 9월 30일부터 11월 30일까지 2층 로비 공간에서 진행한다.    

사진과 AI가 만나는 특별한 비행, ‘鳥잘조잘’전

‘鳥잘조잘’ 특별전 포스터. 이미지 국립중앙과학관.
‘鳥잘조잘’ 특별전 포스터. 이미지 국립중앙과학관.

국립중앙과학관은 한국야생조류협회와 공동으로 오는 9월 30일부터 11월 16일까지 생물탐구관에서 사진과 AI가 만나는 특별한 비행인 ‘鳥잘조잘’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국야생조류협회 회원들이 직접 촬영한 987점의 아름다운 야생 조류 사진과 인공지능이 작성한 과학적·예술적 에세이를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전시로, 관람객들에게 다층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 특별전의 핵심은 인간과 과학기술이 조화를 이루어 새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鳥잘조잘’은 조류 에세이로 문을 연다. 관람객은 조류의 비행 원리나 울음소리와 관련된 과학적 내용, 그리고 클래식 음악 속에서 새가 어떻게 묘사되고 표현되는지를 다룬 AI의 에세이를 통해, 자연과 예술, 그리고 과학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새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이어지는 조류 마니아 사진전은 한국야생조류협회의 회원 등 마니아들의 오랜 기다림과 열정이 담긴 결정체다. 바람을 가르는 비행, 물 위의 고요한 착륙, 황혼 속 구애의 순간까지 사진 속 새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그 순간의 빛과 바람, 그리고 시간까지도 함께 담아내어 관람객은 마치 자연 속에서 직접 새를 마주한 듯 한 생생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전시와 더불어 연계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오는 10월 11일에는 조류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과 함께 국립중앙과학관 수장고를 탐방하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평소 접하기 힘든 학술적 이야기와 소중한 조류 표본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또한 ‘가을소풍 보물찾기 이벤트 – 독수리 알을 찾아라!’도 같은 날 열려, 특별전 관람 후 과학관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고 독수리 연을 날리는 즐거운 체험이 마련된다.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 기원 ‘솥의 기억 : 감춰진 염원’ 특별전

‘솥의 기억’ 특별전 포스터. 이미지 국가유산청.
‘솥의 기억’ 특별전 포스터. 이미지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불국사박물관, 춘추문화유산연구원과 오는 10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불국사박물관(경북 경주시)에서 ‘2025년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특별전 ‘솥의 기억, 감춰진 염원’을 공동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3년 경주 흥륜사(옛 영묘사지) 서편에서 발굴한 철솥과 솥 안에 담긴 여러 불교 의례 도구, 곡물들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약 2년에 걸쳐 보존처리와 과학적 분석을 해 처음 공개하는 자리로, 매납된 철솥과 내부에 담긴 불교 공예품 50건 58점이 출품됐다.

철솥 안에서는 향로, 향완, 촛대, 접시, 금강령, 금강저 등 정교하게 제작된 불교 의례 도구가 담겨있었는데, 이처럼 여러 종류의 유물들이 일괄 출토된 것은 고려시대 불교의례와 신앙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드문 사례다. 

또한, 석회와 보리, 벼, 조, 기장, 밀, 콩 등 아홉 종의 곡물도 함께 확인됐는데, 이는 해당 유물들이 당시 단순한 매장이 아닌 특별한 매납 행위를 통해 땅에 묻혔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 외에도, 지난 2023년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묘사(○廟寺)’ 명문 기와와 향로·향완·촛대·금강저 등 대표적인 의례구도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할 수 있어 정교한 조형, 섬세한 장식이 특징인 고려시대 불교공예의 수준과 예술적 아름다움을 깊이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해양과학 이슈 팝업전시 ‘연안침식 : 바닷가가 사라진다’

‘연안침식 : 사라지는 바닷가’ 포스터. 이미지 국립울진해양과학관.
‘연안침식 : 사라지는 바닷가’ 포스터. 이미지 국립울진해양과학관.

국립울진해양과학관은 한국연안협회와 공동으로, 2025년 해양과학 이슈 팝업전시 ‘연안침식 : 바닷가가 사라진다’를 9월 30일부터 11월 30일까지 국립울진해양과학관 2층 로비 공간에서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해안 곳곳에서 발생하는 연안 침식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고자 기획됐다. 특히 양 기관의 협력을 통해 과학적 연구 성과에 기반한 전문적인 전시 콘텐츠를 구성했으며,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체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전시는 ‘연안에 사는 모두’, ‘연안이 사라져요’, ‘침식을 유발하는 요소들’, ‘계속 연안에 살고 싶다’, ‘우리는 연안지킴이’ 등 총 5개의 스토리라인으로 구성된다. 관람객들은 인포그래픽을 통해 연안의 중요성을 배우고, 국립울진해양과학관 인근 해안의 침식 사례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다. 

또한, 방파제, 이안제 등 인공 구조물이 침식에 미치는 영향을 사진과 이미지로 쉽게 이해하고, 양빈, 지오튜브, 리빙 쇼어라인 등 연안침식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과학적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 현장에서는 한국연안협회가 제공한 AR 체험과 키오스크를 활용한 ‘푸른 연안을 지켜라! 머지게임’ 등 디지털 체험 콘텐츠도 함께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