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대, HALO 25-0630, 2025, Acrylic on canvas, 100 × 100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제공
김형대, HALO 25-0630, 2025, Acrylic on canvas, 100 × 100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제공

현대 추상미술 속에 전통을 녹여 작품세계를 펼치는 김형대 작가의 개인전 《HALO: Divine Radiance》가 금산갤러리에서 8월 29일 개막했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인 국전에서 추상미술로는 최초로 수상한 경이로운 역사를 쓴 김형대 작가의 길고 긴 예술 궤적의 정점에 도달한 <HALO>연작 중 특별히 선정한 작품들과 함께 최신작들을 최초로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가시적 광휘를 초월하여, 기도로 작품을 시작하는 작가 내면의 빛과 영성을 장엄하게 구현한 신비로운 조형언어이다. 기나긴 세월에 걸쳐 반복된 고독한 사색과 끊임없이 시도한 실험과 연구 그리고 손끝의 고행이 캔버스 위에 절정을 이루어 그만의 절대 미감으로 도출한 결과물이다.

김형대, HALO 02-0516, 2002, Acrylic on canvas, 41.2 x 32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제공
김형대, HALO 02-0516, 2002, Acrylic on canvas, 41.2 x 32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제공

<HALO>시리즈는 작가가 1980년대 초부터 새로이 시작한 작품으로 ‘빛’을 그의 회화 전면에 내세워 부각하는 시도로써, 집요한 눈으로 관찰하고 수없이 한 비표상(non-representation) 작업의 산물이다. 겹겹이 조심스레 쌓아 올린 배면색 바탕 위에 모델링 컴파운드와 아크릴 물감을 융합하는 혁신적인 기법을 도입해 재료가 지닌 물성을 최대한 살려 입체감 있는 두꺼운 마티에르를 구축하였다. 세밀하고도 정교한 한 올 한 올의 선들 사이에는 각기 다른 형태로 두각을 나타내는 미스터리한 불규칙적 선율들이 만들어져 잔잔한 음을 낸다.

김형대, HALO 08-0430, 2008, Acrylic on canvas. 이미지 금산갤러리 제공
김형대, HALO 08-0430, 2008, Acrylic on canvas. 이미지 금산갤러리 제공

우연의 효과처럼 보이지만 필연의 결과를 담아낸 색감은 중첩된 색층이 만들어내는 제3의 색, 즉 수채화처럼 투명해 보이면서도 깊숙한 곳에서 은은하게 퍼져 발산해서 나오는 특유의 돋보이는 조형적 표현은 후광이 발현하는 것 같은 시지각적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작품들을 직면하는 관람객은 화면 전체로 확산하는 광채 앞에서 작가가 한 수십 번의 덧칠과 번뇌를 통해 화폭에 눌러 담은 감정의 파도와 집약된 삶의 연대기 그리고 영적인 신념까지도 마주하게 된다. 고독하고 처절한 수행의 길 끝에서 얻은 후광의 찰나는 숭고하면서도 정제된 빛의 만찬이자, 내부와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필수 장치가 되어 아련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김형대, HALO 25-0427, 2025, Acrylic on canvas, 100 x 100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제공
김형대, HALO 25-0427, 2025, Acrylic on canvas, 100 x 100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제공

김형대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이화여자대학교 조형미술대학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2016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김형대 회고전>이 개최되어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으며, 국내외를 망라한 저명한 미술관과 예술공간에서 기획된 다양한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과거를 아우르는 현대 추상회화를 구축한 김형대 작가의 개인전 《HALO: Divine Radiance》는 금산갤러리(서울시 중구 소공로 46, B-103 )에서 9월 30일(화)까지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김형대, HALO 18-0203, 2020, Acrylic on canvas, 41.2 x 32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제공
김형대, HALO 18-0203, 2020, Acrylic on canvas, 41.2 x 32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