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인희는 수년간 해체와 재조합, 빛과 반사를 매개로 시간의 층위를 시각화하며 자신의 독자적 조형 세계를 구축해 왔다. 시간의 깊이 감각을 조형적 언어로 풀어낸다. 그의 작업은 선형적 흐름에 갇히지 않는 시간의 복합적 층위를 시각화한다.
반짝이는 조형 속에서 시간의 결을 그려내는 장인희 작가의 개인전 《Serenity in Splendor》가 11월 13일부터 금산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흩어지고 모여드는 순간의 조각들을 통해,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간을 탐구하는 자리이다. 작가는 반사 필름을 해체하고 재조직하는 조형적 과정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깊이, 그리고 관계의 흔적을 화면 위에 드러낸다. 화면 위로 번지는 빛과 미세하게 떨리는 금속성의 표면은 관람자를 투영하며 작품의 내부로 끌어들인다.

작가는 얇은 반사 필름을 오려내고 재배열하는 과정에서 흩어진 시간의 파편이 새로운 질서를 갖도록 구성하며, 이 조각들은 빛과 환경,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주된다. 작품 속 수많은 형상은 서로 닮았지만 모두 다르다. 반사되는 금빛 표면은 감상자의 모습을 받아들이며,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 또 다른 시간의 층위를 생성한다.
관람자를 비추는 표면은 그 존재를 품어내면서 화면은 과거와 현재, 나와 타자가 서로를 비추는 살아 있는 시간의 장으로 확장된다. 작품은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계속 갱신되는 호흡의 공간이 되어 관람자를 그 시간성 속으로 끌어들이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장인희는 빛과 반사,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통해 복합적 시간성이 어떻게 시각적 형태로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화면을 이루는 각각의 조각들은 중첩된 시간의 집적이자, 끊임없이 갱신되는 관계의 흔적이다. 이 조형적 과정은 화려한 표면 아래에서 계속해서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을 드러내며, 관람자가 머무는 순간마다 새로운 장면을 생성한다.

장인희는 홍익대학교 회화과 석·박사과정을 졸업하고, 미국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SAIC)에서 미술학사(BFA)를 취득했다.
장인희 작가의 개인전 《Serenity in Splendor》는 금산갤러리(서울 중구 소공로 46, B103)에서 12월 12일(금)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