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개성과 깊은 사유를 담은 전시들이 잇따라 열려 눈길을 끈다. 팀 ‘_비엔날레’가 주관하는 지역기반 전시 ‘살아남는 중입니다’가 오는 8월 27일까지 강원 홍천군 영귀미면 공작산로 497 청소년공간 꿈틀에서 진행된다. 서울 가로수길의 갤러리 채율에서는 오는 8월 29일부터 9월 29일까지 정승호 작가의 개인전 ‘Flashback’을 선보인다. 갤러리 508은 오는 9월 2일부터 11월 21일까지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인 박신영의 개인전 ‘빛의 추상’을 선보인다.
영귀미 프로젝트 네 번째 전시 ‘살아남는 중입니다’
팀 ‘_비엔날레’가 주관하는 지역기반 전시 ‘살아남는 중입니다’가 오는 8월 27일까지 강원 홍천군 영귀미면 공작산로 497 청소년공간 꿈틀에서 진행된다.
‘살아남는 중입니다’는 2025 월간 영귀미 프로젝트의 네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는 무언가 사라지고, 없어진 세계 속에서 새롭게 살아가고 있는 방식들에 대해 탐구한다. 8월 전시에는 문성주, 박주희 / 김예지, 홍천복지네트워크 꿈이음이 참여했다.
2025 월간 영귀미는 영귀미면의 장소성과 주민의 서사를 예술적으로 재구성하는 월간 프로젝트로, 매달 다른 장소를 중심으로 전시를 이어가며 지역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기억을 예술적 언어로 탐구한다.
문성주(30)는 국민대학교 입체미술전공 학사를 졸업해 독일 브레멘에서 석사 재학중이다. 지난 2021년 공간 파도에서 ‘(이번에는) 진짜 거짓말이야, 믿어줘’ 개인전을 가진 바 있고, 2025년 호흐슐프라이스Hochschulpreis(독일)에서 작품 ‘Mischief’으로 입선했다.

박주희(32)는 국민대 미술학과 입체미술전공 학사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입체미술전공 석사를 마쳤다. 그는 사회에서 주목받지 않는 목소리를 기록하고 이들에게 힘이 있음을 조명한다. 지난 2018년도부터 작가가 살아온 홍천의 할머니들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그들을 기록하고 전시를 하고 있다. 박주희 작가는 전시를 통해 소외된 목소리를 드러내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시도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순간’, 정승호 개인전 ‘Flashback’

서울 가로수길의 갤러리 채율에서는 오는 8월 29일부터 9월 29일까지 정승호 작가의 개인전 ‘Flashback’을 선보인다.
정승호 작가는 굴 폐각과 낙엽 등 일상에서 잊히거나 소외된 재료를 직접 채집해 작업에 활용한다. 30여 년간 무대 디자인을 이어온 그는 이러한 재료에 새로운 감정과 언어를 불어넣어, 사라진 존재의 온기를 조용히 되살리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람의 눈과 부엉이 등 관람자를 응시하는 형상들이 등장한다. 마주 선 두 자아는 마치 거울처럼 서로를 탐색하고, 때로는 조용히 위로를 건넨다. 나아가 관람객의 내면을 비추며 숨겨진 자아와 마주하게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검은 원과 흰 원은 각각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상징한다. 끝없이 순환하는 이 원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고 질문하는 ‘영원한 미완’의 존재인 우리 자신으로 귀결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관람객이 진정한 ‘나’와 마주하고, 성찰과 성장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빛과 어둠, 확신과 모순이 머무는 이번 전시 ‘Flashback’은, 침묵 속에서 진정한 ‘나’와 마주하는 자리다.
갤러리 508, 박신영 개인전 ‘빛의 추상’

갤러리 508은 오는 9월 2일부터 11월 21일까지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인 박신영의 개인전 ‘빛의 추상’을 선보인다.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국내외 유수의 전시를 통해 일찍이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온 박신영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빛의 의미와 효과를 시각적 언어로 구현한 평면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빛의 추상’은 지난 1993년 ‘빛을 부여한 조각’에서 출발해, LED 조형 작업을 거쳐 평면 설치 작업으로 확장된 빛의 여정을 담고 있으며, 매혹적인 빛의 색감과 비물질적 감각의 조형화를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박신영의 이번 전시에서 드러나는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빛은 우리의 시야 속에서 분명하고도 존재감 있게 다가온다. 모호하지만 빛에 양감을 부여한 듯한 이 빛들은 색의 덩어리로 호흡한다. 빛의 추상은 1993년 빛을 부여한 조각으로부터 시작해 LED 작업, 평면설치
작업으로 전개됐다. 영혼의 빛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나온 빛들은 심연으로부터 시작돼, 박신영의 추상적 빛은 꿈을 꾸고 있는 대기와 같다. 작가가 존재함의 이유를 예술에서 찾는 것과 같은 정신적 맥락이다. 미지에서 시작되고 미지로 끝나는 매혹적인 빛의 색감들은 텅빈 충만함으로 우리의 시선을 붙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