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갤러리 라루나는 오는 8월 21일부터 9월 30일까지 서울 청담동 갤러리와 온라인 VR 전시관에서 신예 작가 윤송아의 개인전 《숲속의 소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회적 주변부에 놓인 개인이 겪는 불안과 고독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100호 규모의 대작 2점을 비롯해 회화 22점과 40여 점의 소품이 청담동 라루나 갤러리 1층과 지하 1층에 전시된다.
화면 속에는 울창한 숲을 이룬 나무 군락과 작은 소년이 등장한다. 소년은 사회에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개인을, 숲은 공동체와 사회를 상징한다. 특히 나무 기둥에 새겨진 ‘눈’은 집단이 개인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시선을 드러낸다. 그것은 때로는 응시의 긴장으로, 때로는 무심한 외면으로, 혹은 노골적인 적대감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시선 속에서 소년은 숲을 배회하며 나무에 기대어 쉬기도 하고, 눈을 마주하거나 등을 돌린 채 걸어가기도 한다. 그는 그들 곁을 맴돌며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자 애쓴다.

전혀 다른 존재인 나무와 인간 사이에서 끊임없이 관계를 모색하는 소년의 모습은 사회에 녹아들지 못한 이들의 자화상이자, 사회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을 보여준다. 소년이 느끼는 소외감은 관객에게도 낯설지 않은 감정이다. 사회는 작은 가족에서 시작해 청소년기에는 학교를, 성인이 되면 다양한 집단을 포함한다.
커다란 나무 군락과 작은 인간 한 명 사이의 힘의 불균형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윤송아 개인의 상상과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곧 사회 전반에 만연한 소외의 현실로 확장된다. 작품 속 별빛처럼 쏟아지는 희망은 사회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보호받았던 유년기를 떠올리게 하며, 외부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웠던 순간을 상징한다.
동양 산수화의 전통과 서구적 인본주의가 만나는 지점에서, 윤송아는 거대한 숲과 작은 인간이 어우러진 독창적인 세계를 펼쳐낸다. 전통 산수화에서 자연은 거대한 존재이며,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거나 은거하며 자연과 동화되고자 했다. 윤송아의 작품 속 거대한 숲과 작은 인간, 그리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소년의 열망은 이러한 동양 산수의 핵심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전통 산수화에서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자연이며, 인간이 중심이 아니다. 윤송아는 작은 소년의 꿈과 소망을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하며, 인간 중심의 시선을 작품에 담아낸다. 장지 위에 분채로 그린 동양화적 배경 속에서 살아나는 인간 중심의 이야기는 동서양의 경계를 허물며, 작가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한다.
윤송아는 2023년 아시아프(ASYAAF)에서 주목받은 신진 작가로,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 중이다. 어린 시절 외국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시야를 넓혔다. 특히 중국에서 접한 공필화는 그가 동양화를 전공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VR 전시관은 ‘숲속의 전시관’이라는 콘셉트로 설계되었다. 전시관 곳곳의 유리벽 너머로 어느 방향에서나 숲을 감상할 수 있는데, 이는 작가 작품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하는 ‘나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디지털 공간은 단절된 관계의 연결과 치유를 상징하기 위해 유연한 곡선으로 구성되었다. 관람객은 윤송아의 가상 세계를 건축적 관점에서 해석한 ‘관념의 숲’을 직접 거닐며 경험하게 된다.
메타갤러리 라루나의 VR 전시관은 메타갤러리 라루나 누리집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오프라인 전시는 메타갤러리 라루나(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85길 41)에서 진행되며 운영시간은 오전 11시에서 오후 7시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