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고든병원 정형외과 김현겸 원장
안산 고든병원 정형외과 김현겸 원장

물놀이가 많아지는 여름, 시원하게 수영을 즐기고 돌아온 뒤 어깨에 묵직한 통증이 남는 경우가 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며칠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거나 팔을 들 때 찌릿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수 있다. 여름철 반복되는 수상 활동은 어깨 힘줄에 부담을 주고, 회전근개파열 같은 어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는 네 개의 힘줄로, 팔을 들거나 돌릴 때 어깨 관절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수영, 패들링, 수상스키처럼 팔을 머리 위로 반복해서 들어 올리는 동작이나 넘어지며 손을 짚는 상황은 이 힘줄에 큰 부담을 준다. 준비운동 없이 갑작스럽게 움직이거나 평소 어깨 근력이 약한 경우에는 미세한 손상이 쌓이면서 결국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회전근개가 손상되면 팔을 옆으로 들어 올릴 때 힘이 빠지거나 움직임이 제한되며, 손을 머리 뒤로 넣는 동작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잠잘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고, 어깨에서 걸리는 느낌이나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다. 가벼운 통증이라 생각하고 넘기기 쉽지만, 어깨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나며 팔을 움직일 수 없거나, 멍이 팔 아래로 번지는 경우에는 즉시 정형외과를 찾아야 한다.

정확한 진단은 병력 청취와 기능 검사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엑스레이로는 뼈의 상태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힘줄의 손상 정도는 초음파나 MRI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파악해야 한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는데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거나, 일상생활에서 물건을 드는 것조차 힘들어진다면 정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치료는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완전 파열이 아닌 경우에는 수술 없이 회복이 가능하다. 초기에는 냉찜질을 하루 몇 차례 반복하고, 보조기 착용이나 약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어깨를 무리하게 들어 올리는 동작은 피하되, 관절이 굳지 않도록 가볍게 움직이는 범위 내 운동은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체외충격파 치료처럼 비수술적 방식도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손상 부위에 자극을 줘 혈류를 개선하고 조직 회복을 촉진시키며,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염증이 심하거나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콜라겐 주사, 프롤로 주사와 같은 약물 요법도 병행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보존적 치료는 2~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경우에는 수술적 봉합이 필요하다. 관절 내시경을 통해 끊어진 회전근개를 뼈에 다시 고정하고, 경우에 따라 돌출된 뼈를 다듬는 견봉 성형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파열이 광범위한 상황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이나 조직 이식 같은 고난도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보조기를 최소 6주 이상 착용해야 하며, 길게는 7~8개월간 체계적인 재활이 이어져야 한다. 이 시기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관절이 굳거나 회전근개가 다시 파열될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전문가의 지도 아래 단계적으로 회복을 이어가야 한다.

물놀이를 즐기다 보면 본인의 어깨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동작이 반복되기 쉬운데, 이로 인해 회전근개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초기에 적절한 휴식과 냉찜질, 도수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중요한 건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다.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편, 회전근개파열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물놀이 전 10분 정도의 준비운동으로 어깨와 등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활동 중에는 무리한 동작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수상레포츠를 할 때는 장비 사용법을 충분히 숙지하고, 반복 동작에 의한 과부하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활동 후에는 스트레칭과 얼음찜질로 회복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안산 고든병원 정형외과 김현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