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에는 키와 골격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체형에 다양한 변화가 생긴다. 이 시기엔 자세 불균형이나 일시적인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단순한 성장통이라 생각하고 넘기기 쉬운 문제가 척추측만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자세의 좌우가 다르거나, 어깨나 골반의 높이에 차이가 느껴진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휘는 동시에 비틀리는 3차원적인 변형으로, 정면에서 보면 일직선이어야 할 척추가 C자 또는 S자 모양으로 휘어진 상태다. 대부분의 경우 명확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특발성’ 척추측만증으로 분류되며, 주로 10세 전후의 청소년기 초반에 처음 발견된다. 이 시기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척추도 유연하기 때문에, 작게 시작된 변형이 짧은 시간 내에 눈에 띄게 진행될 수 있다.

초기 척추측만증은 통증이 거의 없고 일상생활에 불편함도 적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척추의 만곡이 점점 심해지면 어깨 높이가 달라지거나 갈비뼈가 돌출되는 등 외형적인 변화가 생기고, 골반 틀어짐이나 보행 이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상태가 악화되면 만성적인 통증이나 운동 능력 저하, 심한 경우 호흡기능 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척추측만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영상 검사와 체형 분석을 통해 척추의 만곡 정도와 진행 속도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운동치료, 보조기 착용, 자세 교정 등을 병행하게 된다. 특히 척추측만증 전용 재활 프로그램은 휘어진 척추의 균형을 맞추고, 좌우 근육의 힘을 고르게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성장기 환자의 경우 이런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눈에 띄는 개선이 가능하다.

다만 척추측만증은 단기간에 치료가 끝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수다. 대부분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상태를 관찰하게 되며, 척추 만곡이 심하거나 진행이 빠른 경우에는 1~3개월 간격으로 더 자주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방학 중으로 계획하면 집중적인 재활과 체형 교정이 가능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척추 건강은 병원 치료와 함께 일상적인 자세 관리도 병행해야 효과가 크다. 요가, 필라테스, 가벼운 수영 등은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좌우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한쪽 팔이나 다리만을 반복적으로 쓰는 테니스나 골프 같은 운동은 척추의 불균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척추측만증은 단순한 자세 문제로 보기 쉽지만, 실제로는 체형 불균형뿐 아니라 척추의 기능적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성장기에는 치료 시기에 따라 결과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 빠르게 진단받고 체계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목동 뽀빠이통증의학과 이영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