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을 감상하며 무더위를 달랠 수 있는 전시와 체험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8월 1일부터 ‘새 나라 새 미술 : 조선 전기 미술 대전’에서 새로 환수된 ‘시왕도’ 10점 중 3점을 공개한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7월 31일부터 목포해상케이블카 고하도 승강장(전남 목포시)에서 ‘전통배 모형 상설전시’를 개최한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관람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국가유산을 즐길 수 있도록 관람객 무더위 쉼터를 마련하고, 천연동굴 개방과 야행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외소재 문화유산재단 환수 조선 전기 ‘시왕도’를 만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8월 1일부터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 조선 전기 미술 대전’에서 새로 환수된  ‘시왕도’ 10점 중 3점을 공개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시왕도’는 올해 초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해외에서 환수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 중인 작품으로, 앞으로 조사와 연구,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시왕은 사람이 죽은 뒤 저승에서 차례로 만난다고 믿어진 열 명의 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사람이 죽은 지 7일째부터 3년까지 열 명의 왕을 차례로 만나 죄의 심판을 받는다는 믿음이 성행했다. 조선 전기까지는 지장보살과 함께 한 폭에 그린 경우가 많았고, 시왕을 10폭에 나눠 그린 예는 아주 드물다. 

이번에 선보이는 ‘시왕도’는 조선 전기 16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한 폭에 한 명의 왕을 그려 총 10폭으로 이루어진 완질본이다. 조선 전기까지 그려진 시왕도 중 10폭을 모두 갖춘 것은 이 작품을 포함해 단 2건뿐으로, 이번 입수로 국내에서 귀중한 사례를 볼 수 있게 됐다. 

제5 염라왕. 이미지 국가유산청.
제5 염라왕. 이미지 국가유산청.

이번 전시에서는 ‘시왕도’ 중 제5 염라왕, 제6 변성왕, 제8 평등왕 그림을 소개한다. 염라왕은 사람이 죽은 후 다섯 번째 7일에 만나는 왕이다. 죽은 이는 염라왕 앞에 가면 머리채를 잡혀 거울 앞에서 그동안 지은 죄를 비춰 본다고 해 염라왕 그림에는 언제나 업경이 그려진다. 이번에 공개하는 염라왕 그림에도 죄인이 옥졸에게 이끌려 거울에 죄를 비춰 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거울에는 네발 짐승을 죽이는 모습이 비춰지고 죄인 주변에 소, 닭, 오리 등의 동물이 그려졌는데, 이는 고려시대 이후 우리나라 시왕도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징이다. 

여섯 번째 7일에 만나는 변성왕 그림은 하단에 표현된 연화화생 장면이 특징적이다. 그림에는 타오르는 불길에 끓는 솥이 그려졌는데 이는 본래 죄인을 끓는 솥에 넣는 확탕지옥鑊湯地獄의 모티프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는 끓는 솥 안에 연꽃과 연잎이 떠있고, 빛에 둘러싸인 인물이 솟아오르는 연화화생 장면이 그려졌다. 지옥의 고통에 그치지 않고 구제된 이후의 모습까지 그린 교화적인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제8 평등왕. 이미지 국가유산청.
제8 평등왕. 이미지 국가유산청.

죽은 후 100일이 되면 여덟 번째 왕인 평등왕을 만난다. 이 평등왕 그림에는 죄목을 적은 두루마리를 저울에 달아 무게를 재는 업칭業秤이 그려졌다. 붉은색의 업칭 표현은 고려 후기 시왕도 그림부터 나타나는 특징으로 이를 계승한 표현이다.

이번 전시는 새 전시품이 공개되는 오는 8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간 무료 개방한다. 티켓 링크 사이트와 박물관 매표 창구에서 무료 관람권을 발권해 입장할 수 있다. 

목포 해상케이블카 고하도 승강장에서 ‘거북선·판옥선’ 모형 만난다

‘고하도에서 만나는 거북선’ 포스터. 이미지 국가유산청.
‘고하도에서 만나는 거북선’ 포스터. 이미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7월 31일부터 목포해상케이블카 고하도 승강장(전남 목포시)에서 해양유산의 가치 확산과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통배 모형 상설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해양유산연구소와 목포해상케이블카가 지난 7월 14일 체결한 업무협약의 첫 결실이자,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해양유산의 접근성 확대를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이동형 전시인 ‘찾아가는 해양유산’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증을 거쳐 정교하게 제작한 거북선과 판옥선 모형을 공개한다. 원형의 1/30 크기로 제작된 두 척의 전함은 조선 수군을 대표하는 상징적 선박으로,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전술적 우수성과 선박 기술력을 보여주는 해양유산이다. 관람객들은 전시를 통해 조선시대 해양 방어 체계와 선박 구조, 조선 수군의 전략적 사고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거북선과 판옥선 모형이 전시되는 고하도 지역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1597) 이후 전열을 정비하고 전략을 구상했던 역사적 장소이며, 여기에 위치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연간 약 80만 명이 방문하는 목포의 대표적인 명소다. 이에, 이번 전시를 통해 해양유산의 역사적 가치 확산과 지역 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폭염 피하며 안전하게 즐기는 국가유산 

국가유산청은 계속되는 폭염 속에 관람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국가유산을 즐길 수 있도록 관람객 무더위 쉼터를 마련해 안전대책을 세우고, 천연동굴 개방과 시원한 밤에 즐기는 야행 프로그램 등 국가유산과 함께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관람객 무더위쉼터(종묘). 이미지 국가유산청.
관람객 무더위쉼터(종묘). 이미지 국가유산청.

먼저, 궁궐과 조선왕릉 16개소에서는 관람객들이 폭염을 피해 안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무더위 쉼터를 지정·운영하고 있으며, 경복궁 등에서는 주요 관람 동선에 의자, 천막 등 편의시설을 추가 설치해 운영한다. 이와 함께, 관람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상시 순찰과 온열질환용 비상약품 구비, 응급의료 체계 정비 등의 안전대책도 실시하고 있다.

전국에 소재한 국가유산에서는 한여름의 열기를 달랠 수 있는 야간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덕수궁, 창경궁, 선정릉은 야간에도 개방하므로 저녁을 이용해 방문한다면 낮과는 다른 궁능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 전북 군산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운영되는 ‘국가유산 야행사업’ 현장에 방문하면 상대적으로 선선한 야간에 국가유산 권역 내에서 관람, 체험, 공연, 전시 등을 즐길 수 있다.

천연기념물 단양 온달동굴 등 천연동굴(7개소)도 일반에게 공개한다.  동굴 내부는 연중 서늘한 기온을 유지하여 여름철 자연 냉방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자연유산으로 인기가 높다.

 국립고궁박물관(서울), 국립무형유산원(전주), 국립해양유산연구소(목포) 등 전국의 국가유산청 소속기관의 전시시설도 운영시간 내 상시 개방되므로 누구나 방문해 무더위를 식히며 우리 국가유산을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