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운 여름 시즌 소극장 연극계에서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해온 ‘미스터리 스릴러전’이 올해로 9회를 맞는다. 이번 제9회 페스티벌은 심리적 공포와 인간 본성의 이면을 집요하게 탐구하는 신작 4편을 소개한다. ‘미스터리 스릴러전’은 매년 여름 소극장 혜화당에서 개최하는 추리문학을 공연예술 형식으로 선보이는 장르 페스티벌.
올해의 첫 무대는 극단 이명희의 심리 미스터리극 〈복어〉(7월 16일 ~ 20일) 가 연다. 어린 시절 두 명의 촉법소년에게 가족을 잃은 수현은 15년이 흐른 뒤, 출소를 한 달 앞둔 가해자를 향해 다큐멘터리를 가장한 복수를 계획한다. 작품은 변화 없이 유지되어 온 소년법의 허점을 고발하며 허술한 법체계가 개인의 삶에 남기는 깊은 상처와 복수의 비극적 순환을 응시한다.
이어 7월 23일~27일 창작집단 애열의 〈Ink of Time〉이 무대에 오른다. 문과 창이 없는 방에서 두 인물이 마주하며 과거의 진실을 추궁하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펼친다. 이 작품은 정신질환과 마음의 고통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넘어 복잡한 심리 갈등을 박진감 있게 그려내며 관객이 내면의 고통과 치유를 진지하게 성찰하도록 이끈다.
3주차 7월 30일~8월 3일에는 호텔수영장멤버스의 〈야행성동물 Animales nocturnos〉이 무대에 오른다. 낮에 활동하는 주행성동물과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동물의 서로 다른 삶의 리듬을 은유적으로 그리며 잠시 겹쳐는 두 세계의 만남과 그로 인해 생기는 생각들을 탐구한다. 서로 다른 존재가 마주하는 순간의 의미와 인식의 차이를 조명하며 인간관계의 미묘한 경계를 묘사한 작품이다.
페스티벌의 마지막 주(8월 6일~10일)는 예술단체 화로의 〈검은 고양이〉가 장식한다. 남편 실종 사건으로 취조실에 불려온 한 여자가 고양이의 죽음을 단서로 형사에게 진술을 시작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로 단순한 피해자의 서사를 넘어 기묘하고 불쾌한 자기 고백으로 번져가며, 관객이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도록 유도한다.
2025 제9회 미스터리 스릴러전은 7월 16일부터 8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