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용 한준호 2인전 '더, 자연스러운' 포스터. 이미지 슈페리어갤러리
박정용 한준호 2인전 '더, 자연스러운' 포스터. 이미지 슈페리어갤러리

슈페리어갤러리가 4월 17일 개막한 박정용 한준호 2인전 《더, 자연스러운》 展은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고, 삶의 여정이 결국 자연의 흐름과 맞닿아 있음을 환기한다.

박정용 작가는 바위, 나무, 풀, 꽃 등 자연물을 조합해 인간의 형상을 구현한 <스톤 피플> 시리즈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유기적 연결과 그로 인한 초현실적 위로의 풍경을 선보인다. 한준호 작가는 나무, 벤치, 잔디 등 도심 속 자연의 요소를 소재로, 현대인들이 본능적으로 갈망하는 쉼과 안식을 담은 공간을 조형적으로 표현한다.

박정용, 키스, 2025, oil on canvas, 90.9×72.7cm. 이미지 슈페리어갤러리
박정용, 키스, 2025, oil on canvas, 90.9×72.7cm. 이미지 슈페리어갤러리

박정용 작가는 자연과 인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초현실적인 풍경을 창조하며, 현대인의 내면을 위로한다. 그의 <스톤 피플> 연작은 바위, 나무, 풀, 꽃 등의 자연물을 활용해 인간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 시리즈는 삶과 사랑, 인간의 철학을 담고 있으며, 돌을 단순한 사물이 아닌, 인간군상으로 바라본다. 또한, 풀과 꽃을 통해 자연의 순환과 생명력을 표현하며, 삶의 경계를 초월하는 인간상을 형상화한다. 작품 속 인물로 표현되는 돌과 풀잎들은 서로 사랑을 나누고, 춤을 추며, 어딘가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삶을 은유적으로 그려낸다. 작품 속 요소는 특정한 감정을 강요하지 않으며, 보는 이에게 자신의 주관적 이야기와 감정 상태에 따라 자유롭게 작품에 이입하도록 여지를 남긴다.

박정용, 스톤 피플, 2025, oil on canvas, 162.2×130.3cm. 이미지 슈페리어갤러리
박정용, 스톤 피플, 2025, oil on canvas, 162.2×130.3cm. 이미지 슈페리어갤러리

“자연의 원초적인 미감에 인간의 감성을 투영하여 서정성을 표현한다.
바위, 나무, 풀, 꽃 등의 자연물을 이용하여 인체의 형상 <스톤피플>을 표현한다. 이는 나의 삶을 반영하는 캐릭터이며, 태어나고 죽는 삶의 한계를 초월하는 우리 인간의 영웅적 도상으로 표현된다. 화면 속 요소들은 어찌 보면 주변에 흔히 보이는 돌들과 풀잎들로 이루어진 하찮고 연약한 존재들의 집합체이다. 하지만 어디론가 열심히 뛰어가고 사랑을 나누며 춤을 추는 인물들은 화사하게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꽃들처럼 평범하지만 끈질기고 아름다운 우리 삶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돌은 여러 감정을 가지고 오랜 시간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며 이 땅에 존재해 온 우리의 역사이자 자화상이며, 다양한 풀잎과 꽃들은 끊임없이 피고 지며 순환하는 자연의 생명력이다.”
박정용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작가노트’에서 이렇게 소개한다.

한준호, 뉴비기닝 2502, 2025, Mixed media(Scratched) on canva, 116.8cm⨯91cm. 이미지 슈페리어갤러리
한준호, 뉴비기닝 2502, 2025, Mixed media(Scratched) on canva, 116.8cm⨯91cm. 이미지 슈페리어갤러리

한준호 작가는 공간 속 자연을 주제로 작업하며, 현대인이 본능적으로 찾는 쉼과 안식의 염원을 담아낸다. 작품에 반복하여 등장하는 ‘선’의 움직임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표현은 인간 내면에 있는 자연에 대한 동경을 환기하며, 우리가 어떻게 자연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질문을 던진다. 스크래치 기법으로 화면 위에 칼로 긁어낸 선을 하나의 획처럼 사용하여 오일 파스텔, 스프레이 락카, 아크릴릭 컬러 등의 재료로 표현한다. 한준호 작가는 나무, 벤치, 잔디와 같은 자연의 요소를 통해 바쁜 일상 속 한 박자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이 공간을 마주하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쉼을 느끼고, 자연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정서적 영향을 돌아보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을 담아냈다.

한준호,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2501, 2025, Mixed media(Scratched) on canva, 72.7cm⨯90.9cm. 이미지 슈페리어갤러리
한준호,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2501, 2025, Mixed media(Scratched) on canva, 72.7cm⨯90.9cm. 이미지 슈페리어갤러리

한준호 작가는 ‘작가노트’ 가운데 ‘자연 속 퀘렌시아(Querencia)에 대한 담론’에서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소개한다.

“낙타의 시간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쉼’이란 지중해식 사고방식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지금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 집중하고 음미하며 살아가는 여유로운 삶에서 진정한 ‘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퀘렌시아’는 누구의 간섭 없이 홀로 여유로운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말한다. 누구나 원하는 공간이지만 지금 시대에 그 혜택을 누리는 자는 많지 않다. 다만 그 대안이랄까 도심 속 공원에서 느린 산책을 하며 작은 숲을 관찰한다면 그 안에서 ‘퀘렌시아’를 만날 수도 있다. 과거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대자연 속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만의 ‘퀘렌시아’를 가질 수 있었다. 이런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며 자연의 완성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으며 자연을 닮은 삶을 추구할 수 있었다. 이런 그들 삶의 방식이 가장 모범적인 인간의 삶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이 지구에 인디언들만이 살고 있었다면
지금 지구의 모습은 어떨까.
상상해 보게 된다.”

박정용 한준호 작가 2인전 《더, 자연스러운》은 5월 13일까지 슈페리어갤러리(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28 슈페리어타워 B1)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