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와 비장애를 뛰어넘어 함께 향유하는 각별한 공연과 전시가 펼쳐진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4월 25일 오후 7시 30분과 26일 오후 4시에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윤슬, 함께 빛나는 각각의 물결’이라는 주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상설공연 ‘WITH 무형유산’을 개최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전시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를 오는 17일부터 6월 29일까지 복합전시6관에서 개최한다.

‘WITH 무형유산’ 포스터. 이미지 국립무형유산원.
‘WITH 무형유산’ 포스터. 이미지 국립무형유산원.

국가유산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4월 25일 오후 7시 30분과 26일 오후 4시에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전북 전주시)에서 ‘윤슬, 함께 빛나는 각각의 물결’이라는 주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상설공연 ‘WITH 무형유산’을 개최한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장애인문화예술공동체 ‘사람사랑’을 주축으로 기획된 이번 공연에서는 시각·지체·지적·청각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각자의 역량을 펼치며 전통예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문화적 포용의 가치를 조명한다. 

‘사람사랑’은 “장애를 예술로, 예술을 나눔으로”라는 구호 아래 장애인 예술교육, 복지시설 방문공연, 장애인과 함께 하는 국악무대 등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문화예술 전문단체다.

이번 공연은 사물놀이를 기반으로 한 ‘사물시나위’, 타악과 선율이 결합된 ‘음악난타’, 궁중무용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춘앵전과 모란춤’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며, 각 프로그램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업해 전통예술의 확장성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한다.

특히 시각장애를 가진 ‘보성소리’ 최예나 명창이 부르는 판소리 ‘수궁가’ 무대에는 국가무형유산 판소리(고법) 김청만 보유자가 함께 해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하며, 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인 김영길 명인이 ‘아쟁산조’ 독주 무대를 선보이는 등 원로 전통예술인들이 함께 출연해 공연의 예술적 깊이를 더한다. 

이번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 예약은 4월 16일 오전 9시부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통해 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63-280-1500, 1501)로 문의하면 된다.

“장애‧비장애 경계 넘어 예술로 하나 되다”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  포스터. 이미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 포스터. 이미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전시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를 오는 17일부터 6월 29일까지 복합전시6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열린 문화기관’을 지향하는 ACC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협력해 마련했다. 특히 ‘배리어 프리(무장애)’를 보조수단이나 장치로 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장르로 구축한 선제적인 전시라 더욱 의미 있다.이번 전시의 제목인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전시 참여 작가이자 규범과 예술, 장애가 있는 몸의 관계를 성찰하는 김원영 작가의 책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2024)’에서 발췌한 문구다.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우리의 몸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지고 변한다는 뜻을 담은 제목으로 예술을 통해 ‘경계 넘기’를 시도한다.

‘코 없는 코끼리’. 이미지 문화전당.
‘코 없는 코끼리’. 이미지 문화전당.

전시는 무장애, 장애, 참여, 상호작용 예술을 연구해 온 국내외 5인(팀)의 작가들의 신작과 대표작품으로 구성돼있다. 먼저 엄정순 작가는 예술가로서 ‘본다는 것은 뭘까?’라는 고민을 가지고 지난 1997년부터 ‘우리들의 눈’을 설립해 시각장애 학생들과 다양한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코 없는 코끼리 no.2’와 드로잉 작품을 통해 600여년 전 한반도에 처음 들어온 코끼리의 이주 서사가 담고 있는 혐오, 분리,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해미 클레멘세비츠 작가는 눈과 귀의 근본적인 관계와 언어에 관심을 두고 신작 ‘궤도(토토포노로지 #4)’를 통해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의 대응, 지각적 다양성을 부각한다. 송예슬 작가는 과학기술과 상호작용을 재료로 관람객이 작품에 직접 참여하는 감각적 경험을 토대로 예술과 참여자의 관계를 다시 정의 한다. 이번 전시에는 대표 작품 ‘보이지 않는 조각들 : 공기조각’과 신작 ‘아슬아슬’을 선보여 시각 중심의 기존 예술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비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녹는점’. 이미지 문화전당.
‘녹는점’. 이미지 문화전당.

아야 모모세는 몸의 문제를 탐구하며 의사소통 불균형, 타인과 자신의 신체 사이의 격차를 탐구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작 ‘소셜 댄스’와 참여형 퍼포먼스 작품인 ‘녹는점’이 관객과 만난다. ‘소셜 댄스’는 한국콘텐츠접근성 연구센터와 협력해 시각언어인 수어를 음성해설로 구현했다. ‘녹는점’은 커피바와 유사한 공간에서 퍼포머가 관람객에게 직접 작가의 온도와 동일한 물을 제공하는 퍼포먼스로 타인의 신체를 느껴보는 이질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 생수병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최소화하고자 자연드림의 협찬을 받아 작품을 진행할 예정이다.

끝으로 김원영·손나예·여혜진·이지양·하은빈 작가의 작품 ‘안녕히 엉키기’는 지난 2월 ACC 복합전시6관 등에서 펼쳐진 동명의 워크숍을 전시로 확장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작품 외에도 공간, 프로그램, 인력 배치 등 접근성을 보다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장에는 어린이 및 시각장애인 참여자를 위해 벽면에 촉감바를 설치해 전시의 동선을 안내하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신체기관을 촉감타일로 제작했다. 전시 공간을 사전에 탐색할 수 있는 촉지도, 동화 형식으로 주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홍보물과 점자책, 게임 방식의 오디오 가이드, 어린이 참여자를 위한 상설 교구재, 쉬운 음성해설 등을 전시장에 마련했으며, 접근성 매니저가 상시 근무해 전시에 관한 이해를 돕는다.  

전시는 오는 6월 29일까지 ACC에서 진행 후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22일까지 서울특별시에 있는 장문원에서 국내 첫 장애예술인 표준전시장인 모두미술공간으로 순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