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 속에서 빛을 밝혀 간절한 소망, 그보다 더 절실한 염원을 하늘에 전하는 인간의 행위는 수천 년을 이어왔다. 촛불, 연등, 풍등, 작은 종이 또는 풀잎 배에 유등을 띄우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 야외광장에서는 4월 16일부터 5월 6일까지, 전시 1동 1층 전시장에서는 4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 연등을 모티브로 한 ‘염원을 담아…빛을 띄워 마음을 밝히다’ 展이 열린다.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5주년을 기념한 이번 전시는 연등의 역사와 공예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창의적인 동시대 연등 작품과 오늘날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매김한 연등회를 소개한 이번 전시를 통해 빛을 머금은 등불의 풍경 속에서 오래도록 이어져온 염원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다.

‘염원을 담아…빛을 띄워 마음을 밝히다’ 展에 참여한 작가는 양미영, 이기범, 인송자, 전영일, 정명 스님, 풍미화, 현재열, 김수정, 김익영, 김준용, 배만실 유리지 장연순 정소윤이다.


어둠이 내리는 저녁 야외광장에 펼쳐진 작품들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붉고 푸른 용이 힘찬 용트림을 하는 듯한 ‘태극-우로보로스’, 붉고 푸른 전설의 물고기가 묘하게 어우러진 ‘조화’, 대지에서 솟아오르는 다채로운 푸름을 조이는 ‘생동’, 두 물체가 가는 체인에 의지해 균형점을 찾는 ‘중력-벗어나거나 붙잡거나’.

올해 연등회의 주제는 치유와 평안, 화합. 전시 작품들에서 연등회의 주제를 느낄 수 있다. 지금 오늘을 사는 우리가 진정 바라는 염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