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금둔사에 핀 납월매. 다른 매화보다 두 달 빠른 납월(음력 12월)에 피어나기 시작한다. 사진 오소후 시인
전남 순천 금둔사에 핀 납월매. 다른 매화보다 두 달 빠른 납월(음력 12월)에 피어나기 시작한다. 사진 오소후 시인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으로 매화가 있고, 그중 흰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운다는 설중매가 가장 빠르다는데 음력 섣달(12월, 납월)에 붉은 꽃망울을 터트려 ‘납월매’로 유명한 곳이 있다. 다른 매화가 이제 막 개화한 것에 비해 두 달 정도 빨리 핀다.

납월매로 유명한 금둔사 홍매화. 사진 소후 시인.
납월매로 유명한 금둔사 홍매화. 사진 소후 시인.

전남 순천 금전산 기슭에 자리한 금둔사가 바로 납월매로 유명한 사찰이다. 송광사에서 낙안읍성 민속마을로 연결되는 관광벨트 중심에 있는 이 사찰은 출토된 유물을 통해 통일신라 말기인 9세기 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금전산 기슭 금둔사는 9세기 전반 통일신라시기 조성된 사찰로 1,200여 년 전 세워진 고찰이다. 사진 오소후 시인.
금전산 기슭 금둔사는 9세기 전반 통일신라시기 조성된 사찰로 1,200여 년 전 세워진 고찰이다. 사진 오소후 시인.

금둔사의 옛 이름은 동림사로, 징효대사(826~900)의 비문에 “당주(신라 중고기 지방관직)의 군사 김사유 등이 찾아와서 선지를 듣고 법문에 깊이 감명을 받아 분령에 계시도록 청하고, 군의 동림을 선거에 길이 예속시켜 열반할 종신처로 삼게 하였다”라는 문구가 있다.

납월매로 유명한 금둔사 홍매화. 사진 오소후 시인.
납월매로 유명한 금둔사 홍매화. 사진 오소후 시인.

여기서 분령은 낙안의 옛 지명이므로 동림사가 금둔사의 옛 명칭임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금둔사는 9세기 후반 징효대사 절중이 주석하였던 선종 사찰로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찰의 처마와 어우러진 금둔사 홍매화. 사진 오소후 시인.
사찰의 처마와 어우러진 금둔사 홍매화. 사진 오소후 시인.

남녘의 대표적 매화 명소로 전남 순천 선암사 선암매, 장성 고불매, 구례 화엄사 들매 등이 있는데 순천에 들렀다면 선암매와 함께 이른 시기에 꽃피워 이제 한창인 금둔사 납월매를 구경해도 좋겠다.

선암사, 송광사와 낙안읍성 민속마을, 순천만 국가정원까지도 아우르는 봄철 여행 명소가 아닐까?

여린 분홍빛 매화. 사진 오소후 시인.
여린 분홍빛 매화. 사진 오소후 시인.
붉은 빛 너울같은 매화천지. 사진 오소후 시인.
붉은 빛 너울같은 매화천지. 사진 오소후 시인.

* 금둔사: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조정래길 1000(낙안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