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유물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다채로운 기획전시가 펼쳐진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해양유물전시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오는 12월 17일부터 2025년 3월 30일까지 ‘10년의 바다, 특별한 발견’ 특별전을 개최한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오는 2025년 6월 5일까지 태안해양유물전시관(충남 태안군)에서 기획테마전 ‘달라도 좋아, 평범해도 괜찮아’를 개최한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수도권에 처음 설립되는 해양문화시설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최근 밝혔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태안 마도·제주 신창리 등 출수유물 10년치 한자리 공개

‘10년의 바다, 특별한 발견’ 특별전 포스터. 이미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10년의 바다, 특별한 발견’ 특별전 포스터. 이미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해양유물전시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오는 12월 16일 오후 3시 30분 개막식을 시작으로 12월 17일부터 2025년 3월 30일까지 최근 10년(2012-2022)간 태안 마도와 제주 신창리 해역 등에서 출수한 수중 유물 190여 점을 선보이는 ‘10년의 바다, 특별한 발견’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대별로 수중유물을 구분해 시대적 변화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총 4부로 나눠서 구성됐다. 먼저, △1부에서는 ‘통일신라시대 선박, 영흥도선’을 주제로 지난 2012-2013년 발굴한 영흥도선 출수유물을 선보인다. 선체 내부에서 출수된 도기 장군, 도기 병, 동제 귀 때 바리 등은 같은 시대 경주 월지와 광양 마로산성, 제주 용천동굴에서 발굴된 통일신라 유물들과도 비교해볼 수 있어 흥미롭다. 

△2부 ‘제주해역, 송나라 유물’에서는 제주 신창리 해역의 발굴 성과를 소개한다. 제주 신창리 해역의 수중 유물들은 지난 1983년 해녀들이 금제 뒤꽂이를 발견하면서 처음 알려졌고, 이후 2019년부터 3년간 이루어진 발굴에서 중국 남송대 용천요 청자, 경덕진요 청백자, 복건성 백자와 청자, 금속 합, ‘근봉(謹封)’ 글자가 새겨진 목제 인장 등이 출수됐다. 

△3부 ‘조선시대 조운선, 마도4호선’에서는 태안 해역에서 확인한 마도4호선과 출수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마도4호선은 ‘나주광흥창羅(亽)州廣興倉’ 이라는 글자가 쓰여진 목간과 ‘내섬(內贍)’ 글자가 새겨진 분청사기 등이 출수되면서 최초로 확인된 조선시대 난파선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의 목적지인 한양 광흥창에서 사용하던 인장과 관련문서를 비롯, ‘내섬’ 글자가 새겨진 분청사기를 생산하던 나주목 가마터 출토유물도 전시해 흥미롭게 조명했다. 

△4부 ‘태안해역, 조선왕실의 장식기와’에서는 지난 2022년 태안 양잠리 조간대에서 발굴한 마루장식기와를 소개한다. 

전시는 12월 17일부터 매주 화요일-일요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목포해양유물전시관을 방문하는 국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목포해양유물전시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외됐던 해양유물 재조명 ‘달라도 좋아, 평범해도 괜찮아’ 전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오는 2025년 6월 5일까지 태안해양유물전시관(충남 태안군)에서 기획테마전 ‘달라도 좋아, 평범해도 괜찮아’를 개최한다.

이번 기획테마전은 그동안 전시관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유물 60여 점을 재조명함으로써 전시관 소장 유물의 다양성과 새로운 전시 관람 방식을 제시하고자 기획됐다. 전시는 총 다섯 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각 주제에 맞는 유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의 시작을 여는 첫 번째 공간은, 주요 유물 위주로 이뤄졌던 기존의 전시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진열대의 높낮이 등 연출을 통해 보물과 파편 유물의 대비를 극대화해 기존 전시에서 파편 유물들이 소비되는 방식을 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이미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이미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두 번째 공간은 ‘재질’을 주제로, 전시관 소장 유물 3만5천여점 중 약 85%를 차지하는 도자기류를 제외한 여러 재질 중 석재(돌), 금속, 골각(뼈) 3가지 재질을 선정했다. 

세 번째 공간은 ‘평범’을 주제로 구성했다. 그동안의 전시가 크고 화려한 유물 위주로 이루어졌다면 이 공간에서는 작고 평범하지만 그 자체로 매력있는 유물들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작은 청자 기름병이나 무늬가 없는 접시 등 기존에는 부각되지 않았던 유물을 집중해서 살펴봄으로써 평범함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형태’를 주제로 한 네 번째 공간은 형태가 온전하지 않아도 모든 유물은 유물 자체로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고자 기획됐다. ‘청자상감유로문대접’ 등과 같이 도자기 파편 속에 잠들어있는 문양을 영상 그래픽으로 구현하고, ‘청자상감초문매병편’ 등 관람객들이 파편을 통해 그 원형을 상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마지막 공간은 ‘관점’을 주제로, 관람객에게 새로운 전시 관점을 제시한다. 관람객은 앞서 다양한 전시에서 선보인 바 있는 보물 ‘청자 사자모양뚜껑 향로’의 뒷면과 같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유물의 새로운 면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관람객은 전시실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체험공간에서 자기 존중의 메시지를 작성해보고, 유물 엽서에 나만의 유물 이름을 지어보는 등의 체험 활동을 통해 스스로에게 남들과 조금 달라도, 혹은 평범해도 괜찮다는 응원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바다와 미래의 만남,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개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전경. 이미지 해양수산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전경. 이미지 해양수산부.

한편, 해양수산부는 수도권에 처음 설립되는 해양문화시설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최근 밝혔다.

인천시 중구 월미도에 있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지상 4층에 연면적 1만 7천여㎡의 규모로 건립됐다. 박물관은 ‘교류의 바다, 연결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우리나라 해양 교류의 역사와 해운․항만의 발전, 삶의 터전으로서 바다와 관련한 문화예술을 전시한다.

주요 시설로는 어린이 박물관과 디지털실감영상관(1층), 해양교류사실, 해운항만실과 도서자료실(2층), 해양문화실과 기획전시실(3층),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 시설과 카페 등 방문객 편의시설(4층)이 있다. 

아울러, 개관을 기념해 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한 이들을 위한 ‘기증특별전 - 순항’이 개최된다. 특히, 12월 13일부터 15일까지 어린이들을 위한 구연동화, 마술공연, 페이스페인팅, 공예체험 등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12월 18일에는 ‘해양문화와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학술대회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