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경호 지음 《ADHD, 틱, 자폐 스펙트럼, 우울증, 느린 학습자도 함께 성장하는 통합교실 이야기》(학교도서관저널, 2024)는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교사만이 쓸 수 있는 책이다. 저자라고 기르치기 쉬운 학년을 맡거나 편한 업무를 하고 싶지 않았을까? 하지만 학교를 옮길 때마다 가르치기 어려운 학급을 맡게 되었고, 어려운 아이들을 맡을수록 공부가 필요했고, 공부한 대로 실천할수록 다시 어려운 아이들을 맡고 싶어졌다. 그래서 저자는 사람의 마음은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변하고, 인간의 삶은 한 치 앞을 모른다는 걸 오랜 교직 생활로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ADHD와 틱이 있는 아이,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이, 진단명은 없지만 선생님이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특수교육대상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한데 어우러져 생활하는 이곳은 ‘통합교실’이다. 교사로서 처음 통합교실을 맡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당혹스러울 것이다. 그런 교사를 위해 꼭 필요한 책이 《ADHD, 틱, 자폐 스펙트럼, 우울증, 느린 학습자도 함께 성장하는 통합교실 이야기》이다. ‘통합교실’을 처음 맡은 교사에게 실제 보여주듯 저자는 특수교육대상 학생과 일반 학생이 함께 모인 통합교실이 어떤 모습인지, 통합교육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신이 경험한 바를 생생하게 풀어놓는다. 덕분에 이 책을 읽어가면서 조금 특별한 아이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게 되고, 그 아이들을 대하는 적절한 방법을 배우게 된다.
더 나아가 저자는 더 많은 교사가 통합교육을 위해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에게 특수교육대상이든 아니든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법을 가르칠 사람이 바로 교사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아이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태도를 보고 배우는 아이들이 많아져야 더 많은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 따라서 더 많은 통합학급이 생겨야 하고, 더 많은 교사가 통합교육을 위해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 모두를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통합교육이 교사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가 강조한 것처럼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통합교육이 가능하려면 교사 한 명이 아니라 모든 교사와 많은 전문가가 학생 개개인을 관심 어린 시선으로 관찰하며 각 학생에게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 책 ‘4장 통합교육을 향한 한 걸음’에는 어떻게 하면 통합교육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소개한다.
통합교육이 왜 중요할까? 첫째, 특수교육대상 아동과 일반 아동이 한 공간에 어울리는 모습을 직접 대면하고 관찰하는 경험이 중요하다. 둘째, 장애 이해 교육은 일시적인 목적형 프로그램으로 실시하기보다 상시적이고 일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차이보다 유사함에 주목할 수 있도록, 사소한 일상의 순간마다 장애 아동이 비장애 아동과 다르지 않음을 끊임없이 일깨워 주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통합교육이다.
아이의 장애를 드러내야 할까, 감춰야 할까? 저자는 아이의 장애를 감추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한다. 첫째,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자신이 가진 장애를 감추어야 할 문제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이가 자신의 다른 장점에 시선을 주지 못하게 만든다. 둘째, 장애가 없는 사람에게 장애는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라고 인식하게 만든다. 그럼 어떻게 할까? 저자의 의견은 이렇다.
“홀로 서서 함께 가기. 자신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가까운 이들에게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 교육의 임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것이 나약한 우리가 사회를 이루고 사는 이유일 테니까. 그래서 아이의 장애를 드러내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리해보자. 통합교육이 장애아동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통합교육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
“우리는 모두에게 서로가 꼭 필요한 존재다. 서로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경험하도록 돕는 최적의 공간이 바로 통합학급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