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은 햅쌀, 햇찹쌀로 만든 송편과 과일로 차례를 지내고 가족과 나누는 1년 중 가장 풍요로운 명절이다.
뽀얀 빛깔의 송편, 강정도 좋고, 전통주도 좋지만, 몸에 좋은 영양성분이 풍부한 잡곡으로 자연의 빛을 닮은 색색의 송편과 강정, 차와 전통주로 한상차림은 어떨까?
첫째. 잡곡송편. 멥쌀가루를 익반죽하여 소를 넣고 반달이나 모시조개 모양으로 빚어 쪄 먹는 추석 대표음식 송편을 반죽할 때 멥쌀가루에 붉은 빛 메수수나 노란색 메조 가루를 넣는다.
메수수에는 항암 및 항산화 성분으로 알려진 폴리페놀과 같은 성분이 많고, 메조에는 비타민 B1, B2가 백미보다 3배 많다. 또한 반죽에 멥쌀가루 대신 잡곡 가루를 첨가하면 열량도 낮출 수 있어 1석 2조이다.
송편의 맛을 돋우는 소에는 검정콩, 팥, 참깨를 넣어 기능성까지 챙겨보자. 검정콩에는 노화예방에 효과적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고, 팥은 부종을 완화하며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참깨는 리그난과 토코페롤과 같은 항산화 성분이 많다.

둘째, 잡곡 강정. 명절에 손님맞이를 위한 다과상에 어울릴 간식으로 기장과 메수수, 손가락조를 튀밥으로 만들어 꿀 또는 조청에 버무려 일정한 크기로 잘라낸 잡곡강정을 추천한다.
기장에는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밀리아신이 많고, 손가락조는 칼슘을 100g당 322mg 함유하고 있어 뼈 건강 개선에 효과적이다.
셋째, 잡곡차. 명절 기름진 음식으로 더부룩한 속을 달래는데는 팥과 수수, 검정콩을 볶아 끓는 물에 우려낸 잡곡차가 좋다. 팥에는 부종완화 성분뿐 아니라 나트륨 배출을 촉진해 혈압을 낮추는 칼륨이 들어있고, 검정콩에는 여성의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이소플라본 성분이 많다.

넷째, 잡곡으로 빚은 전통주. 우리 전통 술 중 드물게 쌀이 아닌 잡곡으로 빚는 문배주는 곡식으로 빚었지만 과일향이 나는 매우 독특한 술이다. 노란색 메조로 밑술을 빚고, 붉은빛 메수수로 덧술을 만든다.
또한, 기름진 음식과 함께 많이 먹는 고량주는 고량이 ‘수수’를 뜻하듯 수수로 빚는 중국식 증류주이다. 최근 목 넘김이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맛을 내는 한국형 고량주의 개발로 농촌진흥청은 국산 수수 소비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9일 추석을 맞아 우리 잡곡을 활용한 명절 음식 만드는 법과 들어가는 잡곡의 효능을 소개했다. 농촌진흥청 누리집에 ‘잡곡’으로 검색하며 자료와 함께 잡곡 송편, 잡곡 강정, 잡곡차 만드는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 전통주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용도에 맞는 잡곡 품종을 추천하고 가공품의 품질 측정, 기호도 평가 등을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밥에 섞어 먹는 찰기있는 잡곡 위주로 소비되어 메성 잡곡 원료인 전통주 소비는 아직 부진한 편이다.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 정지웅 과장은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에 우리 잡곡으로 만든 건강한 명절 음식 한 상으로 즐겁게 보내길 바란다”며 “기능성 높은 우리 잡곡 품종 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