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농산물에 건강 기능성 물질이 함유된 사실이 잇따라 발견돼 눈길을 끈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귀리의 치매 예방과 소음성 난청과 약물성 난청 등의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단감에 눈과 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풍부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국산 고구마에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페놀산 유도체 34종이 함유돼 있음을 확인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국내 귀리, 식품 넘어 질병 치료제 소재 가능성 확인
농촌진흥청은 건강 유효성분이 풍부한 국내 귀리가 식품을 넘어 질병 치료제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귀리는 단백질, 비타민, 필수아미노산, 베타글루칸 등이 풍부한 곡물이다. 특히,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대양’ 귀리는 국내 품종 가운데 식이섬유와 베타글루칸 함량과 항산화 활성이 가장 높다. 곡물 중 귀리에만 함유된 것으로 알려진 ‘아베난쓰라마이드-C’ 성분도 다른 국내 귀리나 수입 귀리 가공식품(통곡물)보다 6-12배 많이 함유돼 있다.
현재 ‘대양’ 귀리를 활용한 음료, 곡물차, 밥밑용 통귀리, 발아귀리 선식 등 다양한 가공식품이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연구에서 전남대학교 및 전남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Avn-C 성분이 치매 예방과 소음성 난청 등의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전임상실험을 통해 일부 항암제에 의한 약물성 난청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혔다.
동물모델에 Avn-C 단일성분(1회, 10㎎/kg)을 투여하고 1시간 뒤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약물에 따라 청감각 세포의 사멸을 73-96.5%까지 막아 난청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외 학술지에 게재됐으며, 국내를 포함한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에서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조형호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난청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심각성이 대두되는 질병이다. 귀리의 Avn-C 성분이 난청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난청 치료제 시장에 확대,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우리 단감 ‘진홍’, 눈과 뼈에 좋은 카로티노이드 풍부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단감 껍질과 과육 성분을 분석한 결과, 특히 ‘진홍’에 눈과 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풍부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로티노이드는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계열 색소이다. 동물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 눈 건강에 도움을 주고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성분이다. 그중 베타크립토잔틴은 뼈 형성을 촉진,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보고돼 있다. 카로티노이드는 몸 안에서는 합성이 되지 않아 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진홍’, ‘원미’, ‘조완’, ‘로망’ 등 단감 9품종을 대상으로 껍질과 과육에 카로티노이드 계열 기능성 성분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 분석했다.
우리 단감에는 카로티노이드 계열 중 △루테인 △제아잔틴 △알파카로틴 △베타카로틴 △베타크립토잔틴 5종류 성분이 주로 들어 있었다.
이들 성분은 과육보다 껍질에 많았고, 성분 총 함량은 껍질과 과육 색이 주홍빛으로 선명할수록 높았다. 9품종 중에서는 ‘진홍’(302㎍/g DW) 함량이 가장 많았고, ‘원미’(204㎍/g DW), ‘조완’(203㎍/g DW), ‘로망’(171㎍/g DW)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진홍’ 껍질에는 대조 품종(도입종)보다 베타크립토잔틴이 약 2.1배, 베타카로틴은 약 2.8배 많이 들어있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가을부터 ‘진홍’ 묘목을 보급할 예정이다. 과육이 아삭하고 과즙이 풍부하며,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깎지 않고 먹기에 좋다.
국산 고구마에 ‘항산화 효과’ 페놀산 듬뿍
농촌진흥청은 국산 고구마에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페놀산 유도체 34종이 함유돼 있음을 확인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고구마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소비하는 식량 작물 중 하나다. 탄수화물,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 등 필수 영양성분과 카로티노이드, 안토시아닌 등 기능성분도 많이 함유해 영양‧건강학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농산물이다.
특히 고구마에 함유된 페놀산은 세포 내 산화 억제 등 항산화 효과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그러나 국산 고구마를 대상으로 페놀산 유도체 종류를 찾고 함량을 비교‧분석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정밀 분석 결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고구마 품종 ‘신자미’에는 이소클로로젠산 에이(isochlorogenic acid A)를 비롯해 총 34종의 유도체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4종의 페놀산 유도체 중 히드록시벤조산(hydroxybenzoic acid) 계열 성분 6종은 고구마에서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새로 확인된 성분에 나시포믹산(nasipomic acid), 다리포믹산(daripomic acid) 등의 이름을 붙여 발표했다.
자색고구마인 ‘신자미’는 페놀산 함량이 83.8mg으로 밤고구마 ‘진홍미’(26.3mg)와 호박고구마 ‘주황미’(12.7mg)보다 각각 3.2와 6.6배 높게 나타났다.(건조중량 100g 기준)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Food Composition and Analysis (IF=4.0)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현재 농식품종합정보시스템 ‘농식품올바로’에서 고구마를 비롯해 다양한 농식품 소재의 페놀산 함량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유선미 농촌진흥청 식생활영양과장은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식생활 정보를 확보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라며, “우리 농산물이 건강한 식생활 문화 조성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기초정보를 꾸준히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