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분장실 청소' 포스터. 이미지 정찬희
연극 '분장실 청소' 포스터. 이미지 정찬희

대학로 제7회 동국 연출가전 참가작 연극 ‘분장실 청소’(작 오세혁, 연출 정찬희)는 재개발로 철거되는 극장 건물의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용역업체 인부 두 사람과 여배우 한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정면에 거울이 여러 개 달린 분장대가 있고, 극단의 세월이 느껴지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용역들이 분장실에 들어온다. 소변을 마려워서 그 자리에서 누려는 용역과, 이 철거공간이 다른 곳과는 다른 데에서 느껴지는 어색함을 느낌 용역이 오줌을 두고 실강이를 벌인다. 잠시 후 배우인 여인 한 명이 등장한다. 용역 인부들은 여인을 보고 놀라, 철거하는 건물에 왜 들어왔느냐고 묻는다. 마지막으로 분장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며, 이곳은 뭐하는 곳이냐고 묻는 두 남성의 질문에 대화를 시작한다. 그렇게 자신이 땀과 열정이 담긴 분장실의 마지막 철거를 보러 왔다는 진심이 담긴 말에, 용역들은 처음에는 의아해하지만, 차츰 그 진심이 와닿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를 동정하며 건물주의 철거 명령에 같이 마음 아파해준다. 하는 행동과 생김새에서는 동정심을 찾아 볼 순 없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마음 아파한다. 극중극에서 상대 배우가 되어주고, 마지막 1인극을 위해 철거를 뒤로 하고 자리를 마련해준다.

정찬희 연출은 “극중 배우의 모습이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꿈을 좇는 일이 미래가 불확실하기에 불안하고 위태롭게 보일지라도 순수하게 열정을 다해 살아가는 시기가 있었기에 배우에 감정에 몰입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 중 오브제인 거울이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보이게 하여 집중된 얼굴을 스스로 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이 재밌게 느껴질 것이다. 객석 방향에서 마주 보이는 거울이 입장시에 얼굴과 공연이 끝나고 얼굴이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고 전했다.

대학로 연출가전 연극 '분장실 청소' 포스터. 이미지 정찬희
대학로 연출가전 연극 '분장실 청소' 포스터. 이미지 정찬희

이 극에 주인공인 배우 역에 신인 배우 정혜임, 신승은이 더블 캐스팅됐다. 정혜임, 신승은 배우는 사실적이고 살아있는 연기로 제작진과 배우 들을 감탄하게 했다. 처남 역에 캐스팅된 김유신정은 대학로에서 쌓은 연기력으로 연극, 드라마, 영화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용역1, 2의 유진수와 나태민 배우 역시 대학로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는 배우이다.

연극 ‘분장실청소’는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극장 동국에서 9월 11일부터 9월 22일까지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