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수연 작가는 지금 가장 맞닿아 있는 풍경의 순간들을 그려낸다. 풍경을 바라볼 때 일어난 감각들을 한 캔버스 안에 녹여내여, 그의 작품 안에는 다양한 시간대가 공존한다. 찰나의 순간을 그린 그림이 아닌 각각 다른 시간에서 보았던 풍경의 잔상, 떨림, 반짝임 등이 하나의 그림으로 승화한 작품이다.
방수연 작가는 먼저 있는 형상 그대로를 캔버스에 옮긴다. 그 뒤 느꼈던 잔상을 더하거나 묘사에서 다시 빼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다. 사진처럼 정지되어 있고 고정되어 있는 모습을 그대로 화폭에 담아내는 것이 아닌 그만의 감상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새로운 방식의 풍경화이다.

작가는 그가 관찰한 풍경들의 변화 너머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도록 관객들을 이끌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방수연 작가의 작업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갤러리 루안앤코(에서 8월 8일(목)부터 8월 31일(토)까지 방수연 작가의 개인전 《Black Light(검은 빛)》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방수연 작가의 여덟 번째 개인전이자, 갤러리 루안앤코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전시는 작가가 풍경 회화 12여 점, Drive Thru 시리즈 165점, 그리고 벽화 1점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Black Light(검은 빛)’는 검은색이 갖는 특별한 의미, 즉 단순한 색을 넘어 모든 색을 포함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다. 방수연 작가에게 검은색은 일상 풍경에서 접하는 순간들을 감정적으로 느끼며, 생동하는 여백을 만들어내는 매개체로서 작용한다. 이 여백은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발견되지 않는 새로운 가능성과 감각적 경험을 상징하며, 작가는 검은색을 통해 풍경을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가 아닌 질감처럼 생생하고 감각적으로 체험되는 깊이 있는 경험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Black Light(검은 빛)’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검은색 속에 숨겨진 무한한 잠재력과 현재를 재구성하는 작가의 의도를 담고 있으며, 작가는 삶 속에 고요하고 어둡게 빛나는 것들을 드러내고자 한다.
방수연 작가는 “풍경이 누군가의 얼굴이라면, 색은 그 표정을 나타낸다”라며, 이번 전시에서는 색을 더욱더 배제하고 그 풍경을 감도는 공기에 더 집중하고자 하였다. 마르지 않은 상태로 한 번에 그림을 그리던 기존 방식과 달리, 방수연은 이번에는 마른 표면에 붓질하는 새로운 작업 방식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이전 작품과는 다른 재질감을 선사하며, 작가에게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작가가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작품들은 작가로서 하루하루 풍경 속을 달리며 자신의 삶을 고민하고, 차 안에서 마주했던 순간들의 감정들을 담아낸 결과물이다. 한숨을 쉬며 바라본 장면들,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깊은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작가는 관객들이 이 작품들을 통하여 불안한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주변과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깨닫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

1984년에 태어난 방수연 작가는 2010년 건국대학교 예술문화대학 예술학부를 졸업했다. 전공은 현대미술.
전시 개막 행사는 8월 10일(토) 오후 4시부터 갤러리 루안앤코(서울시 성동구 성덕정길 58 1층)에서 진행되며, 방수연 작가와 함께 작품 세계에 관해 들을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가 5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