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9년 평화봉사단(Peace Corps)으로 한국에 와 6년간 서울과 부산에서 살았던 민티어 부부(Gary Edward Mintier & Mary Ann Mintier, 미국)는 한국과 동양의 서화를 수집했다.
민티어 부부가 수집한 서화에는 조선 후기 화가 송수면(宋修勉, 1847~1916)의 《묵죽도(墨竹圖)》를 비롯해 《춘추집주(春秋集註)》를 인쇄할 때 사용한 책판(冊版)과 수묵 병풍 등 다양했다. 이렇게 모은 수집품 120점을 민티어 부부는 2023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했다. 이 기증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고문헌을 기증한 개인 중 20인의 대표 기증자료를 모아 2024년 고문헌 기증전 《위대한 유산》을 개최한다.

4월 12일(금)부터 2025년 3월 30일(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고문헌실에서 열리는 이 전시에는 국내외 고문헌 수집가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기증한 기증자의 가슴 뭉클한 사연과 고서, 조선 문인의 편지, 병풍, 고서화 등 50여 점의 고문헌이 소개된다.
민티어 부부는 “1970년대 우리는 대부분의 한국인보다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이제 이 작품들은 그것들이 있어야 할 자리로 가서 훨씬 더 많은 한국인이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 우리는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라고 전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또 미국 이민자인 백운철 님은 아내의 부모님(기증자: 故 장병인·신보석)께 물려받은 정구(鄭球, 1543~1620), 송준길(宋浚吉, 1606~1672) 등 조선 문인의 편지 401점 중 일부 자료와 우여곡절 끝에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하게 된 사연을 이번 전시에 공개한다.
이 외에도 18명의 기증자 집안과 관련된 교지(敎旨), 과시지(科試紙), 족보(族譜)를 비롯하여 유명인의 편지를 모은 서첩, 고지도 등 다채로운 기증자료가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도서관 이용자 누구나 관람 가능하다. 이를 국립중앙도서관은 온라인 영상으로도 제작하여 제공할 예정이다. 기증 자료는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서 검색을 통해 서지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오는 4월 22일(월)에는 기증자를 도서관으로 초청하여 기증서 수여 및 기증자 명패를 공개하는 명패 제막식 행사를 개최하고, 소장 경위와 기증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갖는다.
전시 관계자는 “4월 12일은 도서관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제2회 도서관의 날이다. 이런 의미 있는 날에 고문헌 기증전시를 개최하게 되어 뜻깊고 집안의 소중한 자료를 기증하신 분들의 숭고한 뜻을 국민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라며 “더불어 기증에 관심이 높아져 국내뿐 아니라 국외로 유출된 우리의 기록문화 유산이 제자리를 찾아가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