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동극장세실 인형극 '서천꽃밭이야기'. 이미지 국립정동극장
국립정동극장세실 인형극 '서천꽃밭이야기'. 이미지 국립정동극장

국립정동극장(대표이사 정성숙)의 2024년도 ‘창작ing’의 첫 번째 작품인 판소리 그림자 인형극 〈서천꽃밭 이야기〉(작·연출 손상희)가 오는 2월 18일부터 2월 28일까지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공연된다.

'창작ing'는 기존에 운영되던 동명의 사업을 지난 2022년 7월 국립정동극장 세실 개관과 함께 장르의 범위와 지원 규모를 확대해 운영하는 국립정동극장의 대표 기획공연 사업이다.

첫 번째로 관객들을 만날 작품은 판소리 그림자 인형극 〈서천꽃밭 이야기〉다. 제주도의 무가(巫歌) <이공본풀이>에 있는 우리 신화 ‘한락궁이 이야기’를 판소리와 그림자 인형극 형식으로 재해석했다. 아버지를 찾아 저세상으로 가는 길목 끝 ‘서천꽃밭’으로 떠난 유복자 한락궁이의 여정을 담고 있다.

이야기 곳곳에는 서양 신화와 대비되는 우리 신화만의 기발한 상상력이 가득하다. 사람을 살리는 도환생꽃, 사람을 죽이고 징벌하는 수레멸망악심꽃 등 인간사와 맞닿아 있는 영험한 꽃들이 등장해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끈다. 무가의 어려운 단어는 쉬운 단어로 교체하고, 아이들이 접하는 작품임을 고려해 자극적인 요소는 지금의 윤리적 감수성에 맞도록 윤색했다. 길고 복잡한 판소리 장단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새롭게 작창했다.

국립정동극장 세실 '서천꽃밭이야기' 포스터. 이미지 국립정동극장
국립정동극장 세실 '서천꽃밭이야기' 포스터. 이미지 국립정동극장

 

전통적 감수성을 지닌 무대미술과 음악도 주목할 만하다. 무형의 옛이야기를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서천꽃밭 이야기〉는 한글이 적힌 최초의 그림으로 알려진 <안락국태자경변상도安樂國太子經變相圖(1576)>와 그 궤를 같이한다. 민화, 인형 그리고 직접 녹여 만든 유리 고보(무대 조명기의 조리개 부분에 장착해 사용하는 기구)로 활용해 환상적인 빛과 그림자의 향연을 펼칠 예정이다. 판소리와 결합한 서정적인 음악은 한국음악과 영화음악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연리목이 이끈다. 이하 소리꾼 김소진을 필두로 건반에 연리목, 고수에 이향하, 아쟁에 김슬지가 함께 한다. 배우는 강선영, 권주하, 김보경, 박경은, 이준희가 출연한다.

〈서천꽃밭 이야기〉는 2021년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시기 그림자 인형극 키트와 함께 안양시의 비대면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영상 형태였던 기존의 작업물은 이번 ‘창작ing’ 공연을 통해 처음 무대 위로 옮겨진다.

손상희 연출은 “코로나19 시기,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영험한 꽃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판소리 그림자 인형극 〈서천꽃밭 이야기〉는 1월 25일 오후 2시 국립정동극장 공식 누리집, 오후 3시 인터파크에서 예매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