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미술관에서는 11월 10일(금)부터 내년 3월 31일(일)까지 아티스트 콜렉티브 미스치프(MSCHF)의 전시 《MSCHF: NOTHING IS SACRED》를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대림미술관에서는 11월 10일(금)부터 내년 3월 31일(일)까지 아티스트 콜렉티브 미스치프(MSCHF)의 전시 《MSCHF: NOTHING IS SACRED》를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대림미술관(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4길 21)에서는 11월 10일(금)부터 2024년 3월 31일(일)까지 아티스트 콜렉티브 미스치프(MSCHF)의 전시 《MSCHF: NOTHING IS SACRED》를 개최한다. 

미스치프는 2019년 가브리엘 웨일리(Gabriel Whaley), 케빈 위즈너(Kevin Wiesner), 루카스 벤텔(Lukas Bentel), 스테픈 테트롤트(Stephen Tetreault)가 설립한 아티스트 콜렉티브로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미스치프는 스스로를 ‘무엇’이라고 정의 내리지 않고, 다양한 범주의 한정판 작품을 홈페이지에 2주마다 ‘드롭(Drop)’하는 방식으로 도발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작품을 선보이며, 작품마다 화제와 논란을 일으키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대림미술관과 미스치프가 함께 기획한 전 세계 최초의 미술관 전시로 인터랙티브 게임, 오브제, 회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100여 점을 총망라한다. 미스치프는 ‘장난짓(mischief)’이라는 그들의 이름처럼 유쾌하지만, 도발적인 시비를 거는 작품들을 선보이는데, 익숙한 일상과 제품들에 상식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접목해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사회적 현상의 일부분을 꼬집어내며, 이러한 작품들은 관객의 참여를 통해 비로소 완성되어 작가의 예술적 비전을 실현시킨다. 

현실의 제약에서 우리를 해방시킨다고 밝힌 만화적인 부츠 ‘빅 레드 부츠(Big Red Boot)’ [사진 김경아 기자]
현실의 제약에서 우리를 해방시킨다고 밝힌 만화적인 부츠 ‘빅 레드 부츠(Big Red Boot)’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는 미스치프가 선보인 작품들의 숨겨진 의미와 성격에 따라 5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선보인다. 첫 번째 <ARCHIVE> 섹션에서는 미스치프가 한정판으로 발표한 작품과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제안, 작품을 통해 소구하고 싶은 메시지 등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담은 아카이브용 자료 형태의 8권의 매거진을 디지털 버전으로 공개한다. 

미스치프가 한정판으로 발표한 작품과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제안, 작품을 통해 소구하고 싶은 메시지 등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담은 아카이브 섹션 [사진 권은주 기자]
미스치프가 한정판으로 발표한 작품과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제안, 작품을 통해 소구하고 싶은 메시지 등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담은 아카이브 섹션 [사진 권은주 기자]

두 번째 <MULTIPLAYER> 섹션에서는 블랙 유머를 가미한 게임의 형태로 선보이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게임의 소재로 다루지 않는 사회, 경제, 정치, 투자 등과 같은 이슈들에 대해 미스치프가 고안해 낸 참여와 경쟁을 유발하는 게임들을 소개한다.

아침부터 시작해 잠들기 전까지 놓지 않는 스마트폰, 한시도 멈추지 않고 화면에 손가락을 올려두고 손가락만 움직이는 게임을 한다면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까? ‘핑거 온 더 앱(Finger on the App)’ 프로젝트로 진행된 이 게임은 정상적인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휴대폰을 중독처럼 사용하는 현대인들을 실험하기 위해 진행되었고 70시간의 게임 끝에 참여자의 건강을 위해 3명의 우승자가 선정되었으며 상금 25,000달러 (한화 약 3천만 원)을 부여했다. 

대림미술관에서는 11월 10일(금)부터 내년 3월 31일(일)까지 아티스트 콜렉티브 미스치프(MSCHF)의 전시 《MSCHF: NOTHING IS SACRED》를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대림미술관에서는 11월 10일(금)부터 내년 3월 31일(일)까지 아티스트 콜렉티브 미스치프(MSCHF)의 전시 《MSCHF: NOTHING IS SACRED》를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세 번째 섹션 <FRAUD FOR ALL, FRAUD FOR ONE>에서는 현대 사회의 비합리적인 구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미스치프의 발상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전개된다. 

미국 의료 부채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프로젝트로 실제 의료 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의료비 청구서를 묘사한 세 장의 대형 유화를 판매하여 약 1억 원의 수익금으로 청구서 주인의 부채를 갚아준 ‘의료비 청구서 회화(Medical Bill Art)’ 프로젝트. 소통이 쉽지 않은 정치인, 공무원에게 의견이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어린이의 글씨체로 편지를 써주는 로봇을 만들어 낸 '어린이 십자군(Children’s Crusade)' 등의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놀이이자 짓궂은 장난이 공익을 가져다준다는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의료비 청구서 회화(Medical Bill Art)’ 프로젝트 [사진 김경아 기자]
‘의료비 청구서 회화(Medical Bill Art)’ 프로젝트 [사진 김경아 기자]
어린이의 글씨체로 편지를 써주는 로봇을 만들어 낸 '어린이 십자군(Children’s Crusade)' 프로젝트 [사진 김경아 기자]
어린이의 글씨체로 편지를 써주는 로봇을 만들어 낸 '어린이 십자군(Children’s Crusade)' 프로젝트 [사진 김경아 기자]

네 번째 섹션은 1997년 마스터 카드사의 브랜드 캠페인 문구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외 다른 모든 것들은 마스터 카드로.’에서 차용한 타이틀 <FOR EVERYTHING ELSE, THERE’S MASTERCARD>로 시작된다. 명품브랜드, 식품, 의약품, 도서 등 장르를 넘나들며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인 작품들을 통해 상업성과 희소성의 이중적 특성을 들여다본다.

웹사이트에서 돈뭉치를 판매한다면 어떻게 될까? 미스치프는 극도로 낮은 해상도로 블러 처리된 돈뭉치 모양의 피규어를 20달러, 한화 약 3만 원에 판매했고 이는 단 몇 분 안에 매진되었다. 다양한 국가의 에디션으로 선보인 ‘블러(Blur)시리즈’는 충동구매의 극단적인 끝을 실험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스치프는 소금 한 톨보다 작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아야 하는 루이비통 가방을 경매로 선보였고, 원래 가격의 4배가 넘는 63,000달러, 한화 약 8,400만 원에 판매되어 화제를 일으켰다. 

극도로 낮은 해상도로 블러 처리된 돈뭉치 모양의 피규어 [사진 권은주 기자]
극도로 낮은 해상도로 블러 처리된 돈뭉치 모양의 피규어 [사진 권은주 기자]
[사진 김경아 기자]
소금 한 톨보다 작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아야 하는 루이비통 가방 [사진 김경아 기자]

이외에도 현실의 제약에서 우리를 해방시킨다고 밝힌 만화적인 부츠 ‘빅 레드 부츠(Big Red Boot)’ 등을 선보인다. 미스치프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발표해 매진되고 재판매(리셀) 열풍을 일으킨 화제와 논란의 작품들을 통해 현대인의 물질적 소유와 소비 심리에 대해 한 번 더 되돌아보게 한다. 

다섯 번째, <NOTHING IS SACRED> 섹션에서는 ‘우리에게 논란은 오히려 각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단단하게 만들고 더 많은 관심을 받게 하는 수단일 뿐’이라고 밝힌 미스치프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운동화의 에어솔 부분에 성수를 넣은 ‘예수 신발(Jesus Shoes)’ [사진 김경아 기자]
운동화의 에어솔 부분에 성수를 넣은 ‘예수 신발(Jesus Shoes)’ [사진 김경아 기자]

무분별한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에 대해 그렇다면 미스치프는 예수님과 컬래버레이션을 한다며 운동화의 에어솔 부분에 성수를 넣은 ‘예수 신발(Jesus Shoes)’을 내놓아 2019년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신발로 등극했다. 이에 더해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와 협업하여 나이키 운동화의 에어솔에 진짜 사람 피 한 방울을 넣어 만든 신발 ‘사탄 신발(Satan Shoes)’ 666켤레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이에 따라 나이키와 법정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또한, 유명한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작품을 복제해 판매하는 과정을 예술로 간주해 <어쩌면 앤디 워홀의 ‘요정’ 진품 (Possibly Real Copy Of ‘Fairies’ by Andy Warhol)>이라는 제목으로 미스치프가 구입한 진품 1점과 가품 999점을 섞어서 누구도 진짜를 알 수 없는 구조로 모두 판매한 바 있다. 이처럼 미스치프는 예술, 종교, 기술 등 보편화된 사회 분야의 인식을 타파하며 도발적인 ‘시비’를 거는 작업을 계속해서 선보이는데, 이를 통해 이 세상에 건드리지 못할 성역, 신성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쩌면 앤디 워홀의 ‘요정’ 진품 (Possibly Real Copy Of ‘Fairies’ by Andy Warhol) [사진 김경아 기자]
어쩌면 앤디 워홀의 ‘요정’ 진품 (Possibly Real Copy Of ‘Fairies’ by Andy Warhol) [사진 김경아 기자]

미스치프는 글로벌 첫 미술관 전시로 한국을 선택했다. 미스치프는 한국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의 입대를 소재로 게임 프로그램인 ‘BTS IN BATTLE’을 출시한 바 있고 ‘블러(Blur) 시리즈’에서도 한국의 화폐 5만 원권 단위의 에디션을 출시하는 등 한국과 한국 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바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입대를 소재로 게임 프로그램인 ‘BTS IN BATTLE’ [사진 권은주 기자]
방탄소년단(BTS)의 입대를 소재로 게임 프로그램인 ‘BTS IN BATTLE’ [사진 권은주 기자]

《MSCHF: NOTHING IS SACRED》전시는 화ㆍ수ㆍ목ㆍ일요일은 오전 11시~오후 7시까지, 금ㆍ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