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78절을 맞아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쳐 헌신하신 독립투사들의 뜻을 기리는 뜻싶은 행사가 다채롭게 마련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광복절 기념 특별 전시해설 ‘한글, 다시 우리 곁으로’를 오는 8월 15일까지 진행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독립운동가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유품을 특별공개한다. 국가보훈부는 “최재형 선생 순국장소로 추정되는 러 우수리스크의 흙과 70여 년간 키르기스스탄 공동묘지에 묻혀 있던 부인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를 모셔와, 원래 최재형 선생의 묘가 있던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 자리에 합장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보훈부는 또 <문화로 독립을 외치다> 캠페인을 오늘부터 오는 20일까지 전개한다고 밝혔다.

광복절 78주년 기념 “한글, 다시 우리 곁으로”특별 전시해설

국립한글박물관은 광복 78주년을 맞아 광복절 기념 특별 전시해설‘한글, 다시 우리 곁으로’를 오는 8월 15일까지 진행한다.  특별 전시해설 프로그램은 지난 2016년부터 광복절을 기념해 박물관이 소장한 일제강점기 시대의 유물을 통해 한글을 지켜왔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 4년 만에 재개됐으며, 더불어 지난 2022년 1월 개최한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 상설전시와 전시실의 전면 개편 이후 처음 시행하는 만큼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전시자료의 관람이 가능하다. 

‘대한매일신보’(1904년 창간)[이미지 국립한글박물관]
‘대한매일신보’(1904년 창간)[이미지 국립한글박물관]

먼저, 국채보상운동의 중심이었던《대한매일신보》, 일제강점기 시대 교과서로 사용했던《조선어독본》(한글)과《국어독본》(일어), 그리고 주시경 선생의 우리말 사전《말모이》원고를 소개하고,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우리말 규범의 기틀을 닦은 조선어학회의《조선말 큰 사전》편찬 과정에 대해서 해설한다.

딱지본 소설[이미지 국립한글박물관]
딱지본 소설[이미지 국립한글박물관]

또한, 일제 강압 속에서 삶에 대한 고뇌와 독립에 대한 소망을 노래한 윤동주 시인의 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한글 보급에 일등 공신 역할을 담당한‘춘향전’·‘금수회의록’등의 딱지본 소설과 광복 이후 최초의 국정 국어 교과서인《바둑이와 철수》(1948년) 등의 자료도 살펴볼 예정이다. 

제78주년 광복절 기념 <윤봉길 의사 유서> 등 특별공개

국립중앙박물관은 제78주년 광복절을 기념해 독립운동가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유품을 특별공개한다. 

이번에 특별공개 되는 유품은 보물로 지정된 <이봉창 의사 선서문>, <윤봉길 의사 자필 이력서 및 유서>이다. 두 의사는 1931년 김구가 중심이 되어 조직한 한인애국단韓人愛國團의 단원으로 일본의 주요 인사를 암살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봉창 의사 선서문[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이봉창 의사 선서문[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이봉창 의사 선서문>은 지난 1931년 12월 이봉창 의사가 일왕(日王)을 저격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나기 전 직접 작성한 것이다. 한인애국단 1호 입단 선서문이자 조국 독립을 위한 투쟁을 다짐하는 내용이다. 이 선서문을 가슴에 걸고 태극기 앞에서 폭탄 2개를 손에 쥐고 찍은 사진이 전한다.

<윤봉길 의사 자필 이력서 및 유서>는 지난 1932년 훙커우 공원 거사 직전에 공책에 직접 쓴 것이다. 상해에 오기 전까지 본인의 삶을 요약한 이력서, 어린 두 아들에게 남긴 유서, 거사 전날 훙커우 공원을 답사한 뒤 쓴 시, 김구 선생에게 남기는 시 등이 적혀있다. 특히 강보(襁葆)에 싸인 두 어린 아들에게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라고 당부하는 유서에서는 만24세의 나이에 목숨을 바친 윤봉길 의사의 독립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데니 태극기[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데니 태극기[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한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보물) 또한 대한제국실에 함께 전시된다. <데니 태극기>는 고종이 외교고문이었던 미국인 데니(Owen N. Denny, 1838~1900)에게 하사한 태극기이다.

순국 100년만의 해후, “최재형-최 엘레나 부부 대한민국으로 모십니다” 

AI로 복원한 최재형 선생, 최 엘레나 여사의 옛 사진[이미지 국가보훈부]
AI로 복원한 최재형 선생, 최 엘레나 여사의 옛 사진[이미지 국가보훈부]

국가보훈부는 “최재형 선생(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 순국장소로 추정되는 러 우수리스크의 흙과 70여 년간 키르기스스탄 공동묘지에 묻혀 있던 부인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를 모셔와, 원래 최재형 선생의 묘가 있던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 자리에 합장하겠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최재형 선생의 묘는 지난 1970년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에 조성되었으나, 이른바‘가짜 유족 사건’으로 멸실돼 현재까지도 해당 묘역은 빈터로 남아 있다. 

이후 유족들은 멸실된 묘의 복원을 지속적으로 희망해왔으나, 최재형 선생이 1920년 4월 일본군에 의해 순국한 이후, 현재까지 유해를 찾을 수 없어 유골이나 시신을 안장하도록 규정한 국립묘지법에 따라 묘를 복원할 수 없었다.

이에 국가보훈부는 유골이나 시신이 없는 순국선열의 위패와 배우자의 유골을 함께 묘에 합장할 수 있도록 올해 1월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6월 30일 국회 통과, 7월 11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달 18일 시행됐다. 

이로써, 이역만리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순국해 유해를 찾지 못한 최재형 선생을 부인 최 엘레나 여사와 함께 국립묘지에 합장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9세 때 부모를 따라 시베리아 연해주로 이주한 최재형 선생은 사업가로 자수성가해 축적한 막대한 부를 조국독립과 수십만 시베리아 이주 동포들을 위해 사용했다. 러일 전쟁 이후 국외 항일조직인 동의회(同義會)를 조직하고 총재가 돼 항일의병투쟁을 전개했으며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또한, 대동공보(大東共報)를 인수해 재창간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기사를 게재했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재무총장으로 선출되는 등 활발한 독립운동과 한인사회에 대한 기여로 ‘시베리아 동포의 대은인(大恩人)’으로 추앙받았다.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는 3남 최 발렌틴과 5녀 최 올가의 회고에 따르면 1897년경 최재형 선생과 결혼한 이후 8명의 자녀를 낳고, 선생의 독립운동을 내조했으며, 안중근 의사 순국 이후 남은 가족들을 보살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남편인 최재형 선생의 순국 이후에는 자녀들과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다 지난 1952년 사망했고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국가보훈부는 최재형기념사업회와 함께 키르기스스탄 현지에서 유해 수습 등 준비 절차에 돌입해, 오는 8월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를 국내로 모실 예정이다. 또한, 최재형 선생이 순국하신 장소로 추정되는 러시아 우수리스크의 최재형 선생 기념관(구 최재형 선생 고택) 뒤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을 오는 11일 국내로 반입해 부부를 최고의 예우로 국립묘지에 안장한다.  

제78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오는 8월 14일에 “백년만의 해후, 꿈에 그리던 조국 대한민국” 표어의 부부 합장식이 거행되며, 광복회 등 독립 관련 보훈단체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8월 12일, 13일 양일간 서울현충원 현충관에 국민추모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추모·참배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영화인, 독립운동가 나운규를 만나고 815원 기부하자

국가보훈부는 LG유플러스와 함께, 제78주년 광복절 계기 <문화로 독립을 외치다> 캠페인을 오늘부터 오는 20일까지 전개한다고 밝혔다.

<문화로 독립을 외치다> 캠페인은 문화예술분야에서 활동한 독립유공자 나운규(영화), 조명희(문학), 송상도(수필), 최덕휴(미술) 선생의 작품을 디지털 전시관을 통해 감상하고 감사 메시지를 남기면 적립금이 발생해 기부되는 방식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은 미디어 아트로 재탄생한 문화예술가인 독립운동가 작품을 감상하고 오늘날의 소중한 일상이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에서 비롯된 것임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국가보훈부와 LG유플러스가 공동으로 기획해 추진한다.

 

아리랑(춘사 나운규 관)[이미지 국가보훈부]
아리랑(춘사 나운규 관)[이미지 국가보훈부]

전시 작품은 3.1운동에 가담했다가 일제의 고문으로 정신이상이 된 민족 청년 ‘영진’을 주인공으로 한 나운규 감독의 1926년도 영화 작품 <아리랑>, 농촌개혁운동을 전개한 운동가인 ‘박성운’과 ‘낙동강’이라는 상징물을 통해 사회에 대한 비판과 저항의식을 드러낸 조명희의 1927년 작품, 소설 <낙동강> 등 총 8편이 소개될 예정이다. 

김영일의 사(포석 조명희 관)[이미지 국가보훈부]
김영일의 사(포석 조명희 관)[이미지 국가보훈부]

디지털 작품전시관은 LG유플러스에서 개설한 사이트를 통해 입장할 수 있고 작품 감상 후 참가자가 독립운동가에게 감사 메시지를 남기면 1인당 815원이 적립된다. 적립금은 LG유플러스에서 전액 마련해 최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의 국내 유해 봉환 등 관련 사업에 기부할 예정이다. 

디지털 작품전시관과 별개로 서울 강남대로에 위치한 <일상비일상의틈> 4층에 같은 기간 오프라인 전시관도 운영한다. 

또한, 참여와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사이트 내에 ‘내가 독립운동가라면’ 참여형 퀴즈를 진행해 결과 이미지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독립운동가의 작품을 모티프로 한 광복절 기념 굿즈를 선물하는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일제강점기 선열들의 간절한 염원과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는 조국독립을 쟁취해 낼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오늘날의 번영된 대한민국을 이룰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을 기억하고 자랑스러운 애국의 역사를 미래 세대에 계승할 수 있도록 보훈문화 확산사업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