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K-판타지 액션 드라마 '구미호뎐 1938' 마지막 화에서 일본 요괴 텐구인 총독부 경무대장과 격돌하는 백두대간 산신 구미호 이연(이동욱 분).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tvN K-판타지 액션 드라마 '구미호뎐 1938' 마지막 화에서 일본 요괴 텐구인 총독부 경무대장과 격돌하는 백두대간 산신 구미호 이연(이동욱 분).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혼돈의 시대 일제강점기 1938년에 불시착한 구미호 이연(이동욱 분)과 조선의 산신들이 펼친 tvN K-판타지 액션드라마 ‘구미호뎐 1938’이 지난 11일 12화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화에서 조선의 백두대간을 다스리는 구미호 이연(이동욱 분), 힘이 가장 센 서쪽 산신 수리부엉이 류홍주(김소연 분), 북쪽 산신 백두산 호랑이 천무영(류경수 분) 등 산신들은 일본 요괴와의 대격돌에서 호쾌한 승리를 쟁취했다.

'구미호뎐 1938'에서는 조선의 산신들의 활약과 함께 혼돈의 시대 독립운동에 목숨을 내놓은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이 부각되었다.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구미호뎐 1938'에서는 조선의 산신들의 활약과 함께 혼돈의 시대 독립운동에 목숨을 내놓은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이 부각되었다.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이번 시즌2에서는 전작처럼 근대 문명과 함께 사라진 업신과 조앙신, 측신 등 한국의 수많은 토속신이 등장했다. 반면, 전작과 달리 일제의 침략과 함께 대거 한반도로 잠입한 일본의 요괴들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총독부 경무국장 가토 류헤이(하도권 분)는 8세기에 쓰여진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노회한 일본 요괴 텐구天狗이다. 텐구는 옛날 벼락이 쳤을 때 하늘에서 떨어진 개로 일본 전국의 깊은 산과 계곡에 사는 요괴로 드라마에서 ‘일본의 산신’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조선총독부 경무국장 가토 류헤이. 일본의 노회한 요괴 텐구이다.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조선총독부 경무국장 가토 류헤이. 일본의 노회한 요괴 텐구이다.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설화에서 주로 스님이나 동자승, 새의 모습으로 등장했으나 중세 이후 붉은 얼굴과 교만하게 콧대 높은 이미지가 정립되었다. 주로 수험도(슈겐도) 수행자로 극락을 가기 위해 끊임없이 수행하지만, 마음이 사악해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아쿠텐도惡天狗는 다른 수행승을 방해한다. 반면 깨닫지는 못했어도 생전에 선한 마음을 가졌던 젠텐구善天狗는 몰래 다른 수행승의 수행을 돕거나 위험한 길로 참배하러 오는 신자들을 보호했다.

텐구 중에는 천황 출신에 상당한 원한을 품고 요괴가 되어 일본 최강의 요괴가 된 상황스토쿠 다이텐구를 비롯해 쿠라마 산에 붉은 얼굴 긴코의 두상이 있는 쿠라마텐구, 까마귀 머리와 날개를 가진 카라스텐스와 코노하텐구, 온나텐구, 이리 모습의 구힌, 환상을 만들어내는 카와텐구 등 종류도 다양하다.

드라마에서 가토 류헤이가 불러들인 시니가미 용병단에는 환술을 하는 대장 사토리를 비롯해 맹독으로 동물을 사냥하는 요괴 우시우치보, 다른 존재의 몸을 훔치는 뉴도, 다른 이를 차갑게 얼리는 유키온나, 거대하고 오래묵은 두꺼비 요괴인 오오가마 등이 등장했다.

시니가미 용병단 일본 요괴 뉴도.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시니가미 용병단 일본 요괴 뉴도.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그중 뉴도는 본래 불교에 귀의한다, 승려처럼 차려입는다는 의미로 삭발한 대머리 스님의 모습을 한 일본 요괴이다. 크기 변신이 자유자재로워 크거나 기묘한 모습으로 변해 밤중에 혼자 걷는 사람을 놀라게 하거나 해를 끼친다. 뉴도 종류가 다양한데 ‘구미호뎐 1938’에 등장한 뉴도는 오오뉴도大入道로 위쪽으로 높이 뭉게뭉게 솟은 구름처럼 크다.

눈 오는 밤 혼자 걷는 사람을 얼려 죽인다는 일본의 처녀귀신 유키온나.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눈 오는 밤 혼자 걷는 사람을 얼려 죽인다는 일본의 처녀귀신 유키온나.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유키온나雪女는 눈 내리는 겨울밤 긴 생머리에 하얀 기모노를 입고 나타나는 미모의 처녀귀신이다. 눈보라에 얼어 죽은 처녀가 하늘로 가지 못하고 이승을 방황하는 귀신으로 눈사람이 변한 요괴라는 설도 있다. 눈 오는 밤 혼자 걷는 남자 앞에 아이를 안고 나타나 추위에 떠는 아이를 한 번만 안아달라고 애원하는데 부탁을 들어주려 아이를 받아 안으면 온몸이 얼어붙어 죽거나 아이가 점점 무거워져 그 무게에 눌려 꼼짝 못하는 사이 눈 속에 파뭍혀 죽는다.

힘센 두꺼비 요괴 오오가마.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힘센 두꺼비 요괴 오오가마. 사진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 갈무리.

힘센 두꺼비 요괴 오오가마 이야기는 에도시대 수필집 ‘이대’에도 실렸다. 집주인이 원인 모를 병에 걸리고 고양이나 족제비, 쥐가 툇마루에서 사라지자 하인들을 시켜 툇마루를 들추니 거대한 두꺼비 요괴가 있어 퇴치하자 병이 나았고 더이상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에는 이들뿐 아니라 요괴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 메이지 시대에는 요괴학이라는 학문이 발달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요괴 이야기가 대거 등장한 때는 9세기 헤이안 시대라고 한다.

고대국가가 출범하면서 정치적으로 불안정해 정쟁이 끊이지 않아 많은 인물이 무고한 죽음을 당했다. 또한, 수많은 자연재해와 함께 역병이 창궐하면서 사회적으로 불안이 커지면서 사람들 사이에 죽은 자나 귀신의 ‘저주’나 ‘복수’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한다.

한편, 시즌 2 ‘구미호뎐 1938’ 마지막화에서는 북쪽 산신 천무영의 형 모습을 하고 부활을 꿈꾸는 악의 존재 초대 산신이 등장해 시즌 3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