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2022년 권역별 생활문화 전국 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한 민속조사 사업의 결과물인 “우리 안의 다문화”(총 3권)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서울ㆍ경기권, 강원권, 경상권의 다문화공간을 조망하고 이공간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기록하였다. 집필자는 성공회대학교 이슬람문화연구소 이희수 소장,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이주화 이맘,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이수정 책임연구원,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 정해진 학예연구원, 박수환 학예연구사, 강원대학교 김형준, 권혁희 교수, 부경대학교 노용석 교수, 부경대학교 글로벌지역학연구소 이정화 연구원, 현민 연구원.

국립민속박물관은 2022년 권역별 생활문화 전국 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한 민속조사 사업의 결과물인 “우리 안의 다문화”(총 3권)를 발간했다.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은 2022년 권역별 생활문화 전국 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한 민속조사 사업의 결과물인 “우리 안의 다문화”(총 3권)를 발간했다.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우리 안의 다문화”라 한 것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우리 깊숙이 스며 들어와 있는 우리들의 오래되고 낯선 이웃을 이제는 우리나라를 구성하는 하나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게 되길 소망하는 바를 담았다.

《서울ㆍ경기 무슬림들의 생활문화》에서는 한국 무슬림의 역사와 이슬람 거리의 형성, 국내 거주무슬림의 사회적 관계망, 무슬림들의 경제생활과 할랄 산업, 식생활 등을 다루었다. 《춘천 외국인 유학생들의 생활문화》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의 생활문화와 모스크, 할랄 음식점, 쇼핑 공간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부산ㆍ경남 러시아어권 이주민들의 생활문화》에서는 러시아어권이주민들의 생활사와 이주민 지원단체의 활동을 조망했다.

서울ㆍ경기 무슬림들의 생활문화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서울ㆍ경기 무슬림들의 생활문화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서울 이태원 모스크는 우리나라의 이슬람 종교 공간을 대표하는 장소이자 이태원을 구성하는 다국적 요소이다. 이태원 모스크와 주변의 이슬람 거리는 우리에게 이슬람과 관련하여 가장 잘 알려진 공간으로 이에 따라 국내 무슬림을 연구하기 위한 주요 조사 공간으로 삼았다. 상징적 공간으로서 이태원 모스크일대를 주로 다루면서 이와 더불어 서울․경기권에 거주하는 유학생, 사업가, 노동자, 결혼 이주민 등 다양한 무슬림들의 사회적 관계망을 살펴보았다. 또한 한국무슬림의 역사와 모스크의 건축적 특징, 이태원 이슬람 거리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았다. 또한, 무슬림들의 경제생활과 할랄 산업, 식생활, 종교생활과 일생 의례를 다루어 미시적 접근과 거시적 접근을 동시에 하였다.

“1970년대 이태원에 모스크가 건립된 이후 오랜 시간 이 일대에는 무슬림들을 위한 특별한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를 통해 무슬림들이 국내에 다수 유입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중앙 성원인 이태원으로 모여 드는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들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이슬람 거리가 형성된 것이다. 현재의 양상은 그 초장기와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예전에는 이태원을 중심으로 무슬림 상권이 형성되었다면 현재는 지방 분권화가 된 모습이다. 기존에는 이태원 모스크가 유일한 모스크였다면 현재는 지방 곳곳 무슬림들이 거주하는 곳이라면 모스크와 이를 대신할 소규모 기도실들이 생겨났고 상권 또한 각자 형성했다. 서울 내에서도 소규모 기도실이 존재해 굳이 이태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기도를 드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태원 모스크가 그 위용을 상실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중앙 모스크로서 상징성을 가지고 있고, 이슬람거리는 한국을 찾는 무슬림 관광객들의 주요 방문지이다. 각 지방 모스크와 상권이 현지 무슬림들의 장소라면 중앙 모스크는 조금 더 지역 및 국적 그리고 직업까지 다양한 무슬림들을 포용하는 장소이다. 또한 통신 및 운송의 발달로 전화 및 온라인을 통해 이슬람 거리에 있는 가게에서 전국으로 판매가 이루어진다. 공장 단지 인근의 모스크가 조금 더 공장 노동자들에게 특화된 모습을 보인다면 이태원 모스크는 무슬림 내에서도 종파와 국적 및 직업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두 가지 양상은 무슬림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지방색이라는 대비점을 보이기도 한다.”

다문화 사회의 특징을 보여줄 변화, 강원도의 대학 캠퍼스에 주목《춘천 외국인 유학생들의 생활문화》는 다문화 사회의 특징을 보여줄 변화가 강원도에서 진행되고 있음에 주목했고, 이를 춘천의 유학생, 그리고 이들의 삶과 긴밀하게 연관된 모스크, 음식점, 마트 등을 통해 밝혀보고자 했다. 코로나 상황에서 전개된 역동적 변화의 일부를 드러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이주민의 삶의 소중한 기록으로서 우리 사회의 다문화적 성격을 밝힐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춘천 외국인 유학생들의 생활문화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춘천 외국인 유학생들의 생활문화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2022년 초 춘천에 등장한 모스크는 이 도시가 다문화적 환경 속에 위치해 있음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단독 건물이 아닌 건물 3층을 임대하여 시작했음에도 무슬림 유학생을 중심으로 모스크가 설립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이들의 종교적 삶에 중요한 전기가 마련되었음을 시사했다.

이곳에서 이들은 하루 5차례의 예배와 금요 예배를 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서 소규모 모임을 부정기적으로 개최했다. 금요 예배에는 보통 50여명이 참석하는데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과 같은 서남아 출신,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출신, 인도네시아와와 말레이시아가 중심이 된 동남아 출신 그리고 중동 출신까지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이 함께 모였다. 춘천 모스크의 공식적 출범은 모스크 간판은 걸지 않았다는 비공식적 성격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었다. 즉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사람에게는 공식적 공간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비공식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도록 만든 것이다.”

부산ㆍ경남 러시아어권 이주민들의 생활문화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부산ㆍ경남 러시아어권 이주민들의 생활문화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부산ㆍ경남 러시아어권 이주민들의 생활문화》는 부산ㆍ경남지역의 해외이주민 공동체의 현황을 파악한다는 취지에서 실시되었다. 특히 이 조사에서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부산ㆍ경남지역 내 거주하고 있는 러시아어권 이주민의 이주역사와 생활사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흔히 ‘러시아 거리’라고 불리는 부산역 앞의 텍사스촌과 부산․경남지역의 주요 공업단지인 김해시와 양산시 등지의 이주 노동자들과 이들의 문화 적응전략을 조사하였다.

“공식적으로 러시아 보따리상들의 발길이 시작된 것은 1990년 9월, 보스토치니에서 온 알렉산드르 트바르도브스키호의 부산 입항이었다. 그리고 이후 1991년경 블라디보스톡에서 들어오는 상선관광선은 두 대였으며, 사할린에서 오는 배가 한 척, 그리고 나홋카Нахо́дка44에서 입항하는 배 한 척이 거의 매일 부산항으로 입항하였다. 이들은 입항 후 텍사스촌을 도매상 거리로 변모시켰으며, 자신들이 물건을 확보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었다.

 러시아 보따리상의 많은 수는 부산에 입항할 때 ‘선원’의 자격으로 들어오는데, 이것은 선원 여권의 발급이 쉽고 비자가 필요 없으며 일반 관광객보다 오래 머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보따리상들이 처음 부산에 들어올 초기에는 화물선이나 어선에서 입국 절차를 밟기 전에 선상에서 돈 쓰는 법과 물건 사는 법 등을 교육받았고, 자본주의 돈의 개념이 없었던 이들은 숙박료를 아끼기 위해 밤에는 선박에서 잠을 자기도 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이들의 일부는 입항 후 월 40여만 원을 주고 여관에서 체류하기도 했고, 혹은 월세방을 얻어 텍사스촌 인근에서 생활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러시아 보따리상들의 텍사스촌 방문이 잦아지다보니, 일부 러시아인들은 스스로 텍사스촌을 ‘러시안촌’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국립속박물관은 이 3권을 전국 국립도서관,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등에 배포한다. 전자책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학술정보/ 발간자료)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앞으로 이어서 2차 사업으로는 충청, 전라, 제주권의 다문화 조사사업을 시행하고 역시 3권의 책이 발간 예정이며 이로써 총 6권으로 다문화 사업 보고서가 완성될 예정이다.

한편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2012년 《왕조용ㆍ김미라 가족의 살림살이 조사》를 시작으로 2015년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 특구 조사》 등 우리나라의 다문화 현상 연구조사에 주목해 왔다. 전시분야에서는 2012년 <내 이름은 마포포 그리고 김하나>라는 제목으로 다문화 가정을 다루었다. 또한 교육분야에서는 2010년도부터 <다문화 꾸러미몽골> 등 10개국를 제작하여 타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