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의 보고인 습지생태계를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한 기본계획을 마련하는 등 지속가능한 습지생태계 보전 및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이 본격화된다. 환경부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추진하는 ‘제4차 습지보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최근 이를 공개했다. 

한편, 해수부는 고흥 갯벌을 습지보호구역으로, 환경부는 순천 와룡 산지습지를 습지보호구역으로 각각 지정하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습지생태계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합리적인 관리 및 활용 방안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환경부, ‘제4차 습지보전기본계획’ 수립 

환경부는 2022년 제2차 국가습지심의위원회(위원장 유제철 차관) 심의를 거쳐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추진하는 ‘제4차 습지보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최근 이를 공개했다.

습지보전기본계획은 ‘습지보전법’ 제5조에 따라 환경부가 해양수산부와 협의해 매 5년마다 전국의 내륙습지와 연안습지의 보전방향(관리목표, 추진전략 등)을 제시하는 기본계획이다.

이번 4차 계획은 3차 계획(2018-2022)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고, 전문가와 지자체를 비롯해 관계부처 및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협의하는 등 폭넓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으며, 지난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4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 결과도 반영했다.

  4차 계획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습지생태계 조성’이라는 목표아래 △과학 기반 습지조사 및 평가 △습지의 실효적 보전․관리 △습지의 현명한 이용 활성화 △습지 관리의 협력기반 강화 등 4개 전략 12개 추진과제를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습지 향후 5년 후 달성목표[이미지 환경부]
습지 향후 5년 후 달성목표[이미지 환경부]

그간의 계획이 습지보호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전에 초점을 두었다면, 4차 계획은 이에 더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습지의 생태계서비스 가치와 탄소흡수원으로서의 가치 증진까지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습지의 가치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습지보호지역의 확대를 지속하면서 보호지역 안팎의 습지 생태축 연결성도 고려해 보전한다. 또한 탄소흡수원을 확대하기 위해 훼손지 복원과 함께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지역사회와 협력 및 소통도 강화해 습지 보전‧관리에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확대한다.

해수부, 고흥갯벌 습지보호지역 신규 지정

고흥 갯벌 전경[이미지 해수부]
고흥 갯벌 전경[이미지 해수부]

해양수산부는 멸종위기 바닷새의 주요 서식지이자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지녀 보존가치가 높은 전라남도 고흥군 고흥갯벌(59.43km2)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신규지정해 구랍 29일 고시했다.

습지보호지역은 해양수산부 및 지방자체단체가 관리하는 해양보호구역의 일종으로, 전남 고흥갯벌은 「습지보전법」에 근거해 연안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관리된다. 

전라남도 여자만에 위치한 고흥갯벌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흰발농게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노랑부리백로 등 이동성 바닷새의 중요 서식지이며, 해홍나물, 갈대 등 다양한 염생식물이 분포해 생물다양성이 매우 풍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부는 고흥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해 생물·생태환경에 대한 생태계 조사를 실시하고, 어업인 등 지역주민의 지속적인 의견수렴을 거쳐 고흥갯벌을 15번째 연안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게 됐다. 

이번에 지정된 고흥갯벌 습지보호지역은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는 첫 번째 갯벌이며, 향후 갯벌 세계자연유산의 2단계 확대 등재를 위한 첫걸음으로써 의미가 있다. 해양수산부는 앞으로 문화재청, 고흥군과 협의해 고흥갯벌의 세계자연유산 확대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고흥군과 협력해 올해 ‘고흥갯벌 습지보호지역 관리계획(5년 단위)’을 수립하고, 고흥갯벌을 체계적으로 보전ㆍ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고흥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으로 국내 해양보호구역은 습지보호지역(갯벌) 15곳, 해양생태계보호구역 16곳, 해양생물보호구역 2곳, 해양경관보호구역 1곳으로 총 34곳이 되었으며, 총면적은 약 1,861.9㎢로 늘어난다.

순천 와룡 산지습지 30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와룡 산지습지 경관[이미지 환경부]
와룡 산지습지 경관[이미지 환경부]

환경부는 전라남도 순천시 와룡 산지습지를 ‘습지보전법’ 제8조에 따라 30번째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으로 구랍 30일자로 지정했다.

와룡 산지습지는 해발고도 약 500m에 자리 잡고 있는 산지형 저층습원이다. 면적은 0.9㎢로 작은 편이지만, 산 중턱에 10년 이상 경작하지 않고 내버려 둔 농경지가 자연적인 천이에 의해 습지원형으로 복원된 사례라 생태적‧학술적으로 보전가치가 높다.

 또한, 와룡 산지습지 하류부에는 순천만 연안 습지보호지역과 동천하구 습지보호지역이 위치해, 이번 산지습지의 보호지역 지정은 ‘산지습지-하천습지-연안습지’로 이어지는 내륙과 연안생태계를 연결하는 생태축을 완성해 보전한다는 의미가 있다.

와룡 산지습지는 환경부의 지난 2017년 전국 내륙습지 정밀조사 결과 자주땅귀개, 꼬마잠자리, 팔색조, 새매,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7종을 포함해 총 593종의 생물종이 서식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와룡 산지습지를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담은 ‘순천 와룡 산지습지 습지보호지역 보전계획’을 5년 주기로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습지 면적 전체의 99.9%를 차지하는 사유지를 조속히 매입하고,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 등 훼손지를 단계적으로 복원한다.

아울러, 습지 생태 체험 및 교육 과정 운영, 생태관광 등으로 와룡 산지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활성화해 지역사회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탐방로, 탐방센터 등 다양한 탐방 기반시설 지원방안도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