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채집으로 시작된 열린 구조의 회화적 공간 재구성, 최은혜 작가 ‘베리에이션 오브 모멘츠’ 展
빛의 채집으로 시작된 열린 구조의 회화적 공간 재구성, 최은혜 작가 ‘베리에이션 오브 모멘츠’ 展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2-09-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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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트리니티 갤러리, 9월 15일 ~10월 31일 개최

 

Variation of Moments, oil on canvas, 130.3x130.3cm, 2022.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Variation of Moments, oil on canvas, 130.3x130.3cm, 2022.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더 트리니티 갤러리는 9월 15일 최은혜 개인전 <Variation of Moments>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Variation of Moments> 연작을 포함하여, <Memoryscape>, <Scattered Landscape>, <Dialogue> 등 2022년 신작 작품들이 소개됐다. 

그가 수집하는 조형적 경험들을 다시 만들어내고 가공해내어 이를 통해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과정을 최은혜 작가는 자신의 과업이라고 한다.

최은혜 작가는 “나는 삶 속에서 수집해 나가는 조형적 경험들을 시각화하고, 구상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의 관계 속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표면과 이면에 대한 생각을 통해 평면 회화와 부조 회화 작업을 병행하여 진행한다”며 “특별한 순간의 체험된 기억들이 캔버스 위에 다층적으로 누적되어 나타나면서 다시 한번 체험하는 일이 내 회화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다채로운 빛의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인간의 지각과 인식 세계를 탐구해왔다.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모호한 경계의 지점에 있는 순간들과 공간들을 모아 다층적인 색채와 형태의 레이어로 환원한다. 이 과정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또는 미처 보지 못한 것들 간의 유기적 움직임이 시각화되어 나타나고, 보이지는 않으나 실재하는 것들이 함축하는 다양한 의미들이 드러나게 된다. <Variation of Moments>, <Memoryscape>, <Scattered Landscape> 등의 연작은 이 같은 작업의 결과물이다.

Toned Landscape, oil on canvas, 65.1x53cm, 2022.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Toned Landscape, oil on canvas, 65.1x53cm, 2022.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비행기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분명하지 않은 시간 속의 하늘빛, 바람의 움직임에 따른 모호한 빛의 무늬들, 찰나의 이동을 통한 시선 속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의 색채 등 작가가 경험한 순간·공간들은 작가의 기억 또는 내적 시각과 결합, 주관적인 색채와 형태로 여과돼 캔버스 위에 펼쳐진다.

작품 이미지 안에 부분적으로 등장하는 모자이크 형상은 흩어지면서 결합하기도 하고, 켜켜이 쌓여가며 정확한 경계를 흐트러뜨린다. 그러한 과정에서 공존하는 여러 가지 관계, 움직임, 순간들이 다층적으로 변주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보이는 것 너머를 볼 수 있는 통찰로 이어진다.

<Invisible Layer> 연작 역시 이와 같다. 노르웨이에서의 숲 산책, 아이슬란드에서의 새벽 산책, 해변에서 만난 빛의 움직임 등 북구 유럽에서의 체험을 통해 얻은 경험을 작품에 녹여냈다.

작가는 2011년 미국 시카고 ACRE(Artists Cooperative Residency and exhibitions) 레지던시, 2012년 독일 베를린 Takt Kunstprojektraum Artist Residency, 2019년 아이슬란드 Hafnarborg(Hafnarborg Centre of Culture and Fine Art) 레지던시 작가로 작업을 했다.

Invisible Layer, Oil on canvas, 80.3x80.3cm, 2021.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Invisible Layer, Oil on canvas, 80.3x80.3cm, 2021.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Dialogue>는 부조 회화 연작인데, 이를 통해 평면에서 만들어지는 환영과 실재하는 대상이 결합된 ‘확장된 평면’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현실에서 존재하는 것과 회화로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 그림자로 연결된다.

작가는 이렇게 환영과 실재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현상을 초월한 추상적인 공간을 활성화한다. 이는 관람자가 내재된 각자의 파편화된 기억을 새롭게 만나는 계기를 제공한다.

더 트리니티 갤러리 정주연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순간들에 대한 최은혜 작가의 기록”이라며 “각자의 기억 속에 잠자고 있는 순간들을 깨워 새롭게 마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Memoryscape, oil on canvas, 40.9x31.8cm, 2022.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Memoryscape, oil on canvas, 40.9x31.8cm, 2022.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최은혜 작가의 개인전 <Variation of Moments>展은 10월 31일까지 더 트리니티 갤러리(The Trinity Gallery, 서울시 용산구 장문로 36)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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