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무대 필운대의 풍류를 다시 즐겨볼 거나
풍류무대 필운대의 풍류를 다시 즐겨볼 거나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2-07-02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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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정악단 기획공연 '필운대 풍류' 7월 13~14일 무대에 올려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정악단의 기획공연 ‘필운대 풍류’를 오는 7월 13일(수)과 14일(목) 양일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 올린다.

‘필운대(弼雲臺)’는 현재 배화여고(종로구 필운대로 1길 34) 뒤편에 있는 곳으로 19세기 당시 한양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의 명소로 꼽혔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공연 장면.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정악단 공연 장면.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필운대는 인왕산 아래에 있어 도성의 서쪽에 있기 때문에 서대(西臺)라고도 한다. 유본예의 《한경지략》에는 석벽에 세워진 ‘필운대’ 세 글자는 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 이항복(李恒福)의 글씨라고 하였다. 필운대 주변의 인가에서 복숭아나무를 많이 심어 도성 사람들이 봄날 꽃놀이를 할 때 이곳을 첫손에 꼽고, 여항인들이 술을 마련하여 시회를 여는 장소이므로 여항인의 시를 속칭 ‘필운대풍월(弼雲臺風月)’이라 한다고 하였다.

김매순의《열양세시기》에는 “서울의 꽃과 버들은 삼월에 제일 아름답다. 남산의 잠두봉(蠶頭峯), 북악의 필운대(弼雲臺)와 세심대(洗心臺)가 꽃놀이 유상객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구름같이 모이고 안개처럼 밀려들어 한 달 내내 줄지 않는다. 세심대는 선희궁(宣禧宮)의 뒷 기슭에 있다. 신해년(1791) 삼월에 정조께서 육상궁(毓祥宮)과 선희궁을 배알하실 때 보여(步輿)를 타고 세심대에 거둥하셨다”라고 일대의 모습을 소개하였다.

이항복은 장인인 권율의 집에서 처가살이를 하였고, 권율의 집이 필운대 인근에 있었다. 필운대가 경치가 좋아 정조 임금도 이곳을 찾았다.

서유구의 〈절신상락(節辰嘗樂)〉에는 당시의 실정을 “우리 동국 서울에서의 꽃구경은 필운대(弼雲臺)의 살구꽃, 북적동(北笛洞)의 복사꽃을 최고로 친다. 그래서 매년 3월이 되면 버드나무를 따라 꽃을 찾는 이들이 여기에 모이는 경우가 많으니, 곳곳의 주인들이 능히 동산에 물을 주고 정원을 가꾸어 대나무 사립을 두르고 정자에 초가지붕을 새로 이어 빈객을 맞이한다”라고 소개하였다. 북적동은 지금의 성균관대학교 뒤편 성북동 일대로, 북저동(北渚洞) 또는 북둔(北屯), 묵사동(墨寺洞), 북사동(北寺洞) 등으로 불렸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공연 장면.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정악단 공연 장면.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필운대의 이러한 정취에 취해 선비와 풍류객들은 이곳을 드나들며 시서화악가무를 즐겼는데 이러한 문화가 이른바 ‘필운대 풍류’로 불리며 ‘필운대’는 풍류문화의 산실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가객 박효관은 당시 필운대 부근에 ‘운애산방(雲崖山房)’을 열고 가객들을 모아 풍류를 즐겼는데, 당대의 가곡을 모아 가집(歌集) ‘가곡원류’를 편찬해 오늘날 가곡 전승의 바탕을 이루는 큰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정악과 풍류음악의 전통을 이어가는 국립국악원 정악단(예술감독 이상원)은 풍류음악의 멋을 깊이 있게 전하기 위해 19세기 풍류음악의 향유 무대였던 ‘필운대’에서 울려 퍼진 풍류음악을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대로 옮겨 올해 기획공연으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무대는 멋스러운 암벽과 나무 등 필운대의 정취가 전해지는 자연의 공간으로 꾸며 풍류음악의 멋을 시각적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공연 장면.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정악단 공연 장면.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무대로 옮겨놓은 필운대 위에서 정악단은 기악과 성악으로 풍류음악의 다채로운 멋을 전한다. 긴 호흡의 대금독주 ‘상령산’과 물에서 노니는 용을 표현한 ‘수룡음’, 영산회상 중 ‘하현 ․ 염불도드리, 타령’의 소규모 합주를 통해 아정하면서도 수려한 선율을 들려준다.

심청을 실은 배가 망망한 바다로 떠나는 내용의 사설시조 ‘범피중류’와 경포호에 비친 봄을 묘사한 시창 ‘경포대 십이난간’, 떠난 임을 향한 여인의 그리운 마음을 담은 가사 ‘상사별곡’, 짝을 잃은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는 휘모리 시조 ‘푸른산중하’, 태평성대를 희망하는 가곡 ‘태평가’를 통해 풍류객들의 다양한 감정을 담은 이야기 또한 맑은 음색의 노래로 관객들의 마음을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이상원 예술감독은 “관객들의 분주한 일상 가운데 절제와 집중의 균형 속에서 한국적인 서정미와 세련됨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을 통해 풍류음악의 정수를 만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기획공연 ‘필운대 풍류’는 오는 7월 13일(수)부터 14일(목)까지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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